"올해는 일들이 잘 풀리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지난 4일 광주에서 KIA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기분좋은 표정을 지으며 "올해는 일들이 잘 풀리는 것 같다. 안되는 해도 있으면 잘되는 해도 있는거 아닌가. 올해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흡족한 한 시즌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08시즌은 김 감독에게 안팎으로 의미있는 해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따내며 국민 감독으로 승격됐다. CF 광고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여전히 사인요청을 밀려들고 있다. 더욱이 내부적으로는 2위 경쟁에서 롯데를 밀어내고 승리, 세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힘겨운 굴곡이 있었다. 시즌 개막 후 팀은 크게 흔들렸다. 3월 올림픽 대만 최종예선을 치르느라 스프링캠프를 일찍 비웠던 후유증이 나타났다. 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노장 안경현과 홍성흔을 1군에 복귀시켜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 거짓말처럼 두산은 힘을 되찾았고 승승장구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도 힘겨웠다. 선두 SK를 압박하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팀이 9연패에 빠졌다. 더욱이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KIA 윤석민을 배제하는 통에 잡음이 일어났다. 그러나 김감독은 대회 직전 윤석민을 불러들였고 팀은 드라마보다도 더욱 짜릿한 경기를 연일 펼치며 금메달을 따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쿠바 미국 일본을 모두 제압했다. 그리고 두산과의 재계약도 기정사실화 됐다. 꼬였던 일들이 기가막히게 잘 풀렸다. 그러나 아직도 이루지 못한 절대 목표가 남아있다. 비원의 한국시리즈 우승. 올해가 세 번째 도전이다. 김 감독은 "다시 기회가 왔고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번에는 좋은 결과가 있도록 다시 도전할 것이다.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이 세 번째 대권도전을 위해서는 삼성을 넘어야 한다. 삼성은 준플레이오프 상대 롯데를 가볍게 3연승을 일축하고 상승세에 올라 있다. 선동렬 감독도 절묘한 용병술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들어 술술 잘 풀렸던 김경문 감독이 강해진 삼성을 제압하고 대권 삼수에 도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