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삼성, 기다리는 SK에 미치는 영향
OSEN 기자
발행 2008.10.13 11: 08

"오래 좀 하고 올라왔으면 좋겠어".
일찌감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지은 SK 김성근 감독의 바람대로 2008 플레이오프는 박빙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만에 롯데를 물리치고 3전전승으로 두산이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당초 롯데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을 보란듯이 비웃은 삼성은 사실상 별다른 출혈없이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산 경험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로 기간이 늘어났다. 그러나 삼성이 예상 외로 3연승으로 가장 지름길을 달려 두산을 만났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5차전까지 갔을 경우 15일 하루만 쉬고 16일부터 플레이오프 경기에 나서야 하는 만큼 전력이 약화가 뻔했지만 삼성은 지난 11일 준플레이오프를 끝냄에 따라 4일간의 휴식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완전하게 충전할 수 있게 됐다.
마운드는 모든 투수들이 매경기 총력전을 펼 수 있을 정도고 타자들의 물오픈 타격감은 경험과 집중력을 겸비했다. 실전 경기 감각도 오히려 두산보다 나을 수 있다. 두산이 상무팀과 연습경기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이럴 경우 두산과 삼성은 그야말로 피튀기는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정규시즌 순위는 두산이 2위, 삼성이 4위를 했다. 하지만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삼성이 두산에 10승 8패로 앞선다. 게다가 사령탑 대결에서 김경문 두산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선동렬 삼성 감독에게 단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다.
이런 다양한 조건들은 SK에게는 일단 청신호다. 누가 올라오든 상당한 출혈을 감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포스트시즌 전부터 "이왕이면 롯데나 삼성 중 한 팀이 3연승을 하면 좋겠다"면서 "그래야 두산과 제대로 붙지 않겠느냐"고 농담반 진담반 한 적이 있다. 결국 그 말대로 됐다. 김성근 감독은 내심 두산이든 삼성이든 제대로 된 승부만 하고 올라와주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SK가 뚜렷한 체력과 전력의 차이를 이용해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오는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바로 결과가 나오면 낭패다.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는 26일까지 상대팀은 모든 것을 정상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삼성과 두산이 만만찮은 전력으로 맞붙는다는 점에서 어느 한 팀을 콕 찍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만큼 두 팀 모두 최대한의 많은 전력을 가동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를 예상하며 "삼성이 롯데를 이기고 올라올 것"이라고 잘라말했던 김 감독이지만 이제는 "현재로서는 삼성의 전력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평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파트너 롤 모델로 두산을 생각하고 있다던 김 감독으로서도 삼성의 저력이 만만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상대 예상팀 선택이 복잡해졌다. 두산과 삼성을 똑같이 저울에 올려놓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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