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었나. 진짜 많이 바뀌었네"
김광수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가 3년 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 시리즈 당시와 현재의 라인업에 차이가 많다는 점에 혀를 내둘렀다. 13일 잠실 구장서 훈련을 지도 중이던 김 수석코치는 3년 전 라인업을 떠올리다가 "그때 1~3번 타순이 누구였지"라며 반문했다.
2005시즌 한국 시리즈서 두산은 장원진(39)을 톱타자로 기용한 뒤 2번 타순에 현재 공익근무 복무 중인 임재철(33)과 전상렬(37)을 번갈아 기용했다. 3번 타순에는 문희성(35. 전 두산)과 최경환(36. KIA)을 라인업에 넣었다. 뒤이어 4~6번 타순에는 김동주(32), 홍성흔(31), 안경현(38)이 배치되었다.
당시 라인업을 복기하면서 "정말 많이도 바뀌었네. 불과 3년 전이었는데"라고 이야기한 김 수석코치는 "당시에 비하면 기동력은 더 좋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파괴력면에서는 그때가 좀 더 좋았다고 봐도 될 것 같다"라는 말을 꺼낸 뒤 "그 멤버로 한국 시리즈까지 올랐으니 그게 더 신기한거 아니냐"라는 말로 웃음을 보였다.
두산은 2004년 말 프로야구계를 뒤흔든 '병풍 파동'의 직격탄을 맞았던 팀이었다. 주전 마무리였던 구자운(28. 삼성), 계투진의 한 축이었던 이재영(29. LG), 이재우(28)등을 비롯해 유망주와 주축 선수들이 모조리 '병풍'을 맞는 바람에 선수단이 얄팍해진 상태였다.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이 두산을 최하위권으로 꼽았던 2005시즌이었으나 그들은 페넌트레이스 2위 및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내는 값진 결과를 낳았다.
김 수석코치는 올시즌 소속팀 두산만이 아닌 대표팀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도 크게 기여한 장본인이다. 강행군 중 맞은 망중한에 대해 묻자 그는 "결과가 좋았지 않은가. 결과가 나빴다면 피로도가 극심했을 텐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그런 값진 수확물을 얻는 데 생긴 피로감은 괜찮다. '사서 고생한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라며 웃음 지었다.
시즌을 치러내면서 점진적인 세대 교체를 시도한 결과 3년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가을 야구'를 치르게 된 두산. 3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두산이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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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