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드라마 40년과 역사를 함께 한 김수현 작가가 주옥같은 명대사를 쓰는 비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울 드라마페스티벌 2008’이 뽑은 대한민국 대표작가로 선정된 김수현 작가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공원 특별무대에서 생애 최초로 팬미팅을 열고 팬, 예비 작가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언어의 연금술사’로도 불리는 김수현은 “주옥 같은 명대사가 많은데 대사 창출 비결이 뭔가?”라는 질문에 “대사를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작업을 하다 보면 저절로 튀어나온 대사를 잡아서 쓸 뿐이다”고 답했다. 그런 김수현도 심혈을 기울여 쓴 대사가 있었으니 바로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가 내뱉었던 “당신, 부숴버릴 거야”다. 김수현은 “그 대사를 쓸 때 어떤 단어를 쓸까 고심하며 잠깐 멈췄다. 대사로서 신경 쓴 것 중 유일하게 기억이 난다. ‘망쳐버릴 거야’ 등 여러 가지 생각한 끝에 탄생한 대사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연예계를 떠난 배우 심은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수현은 “심은하를 결혼 직전에 만났는데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같았다. 본인도 이쪽에 미련이 있는 것 같지 않고, 집에서도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아이 키우며 잘 살고자 결심한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컴백하면 내 작품으로 하지 않을까,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이라고 덧붙이며 각별한 인연을 전했다. 한편 김수현은 40년 동안 수십편의 작품을 썼지만 특별히 애착이 가는 드라마는 없다고 한다. “일에도 그렇고 모든 것에 애착이 없다. 작업 끝나면 흘려 보내지 오랫동안 잡고 있지 않는다. 수 많은 작업하며 수많은 인원과 함께 고생했는데 특별한 작품에 애착이 가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한국 드라마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묻자 “현업에서 뛰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 드라마의 방향,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거북하다. 나 혼자 집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김수현은 200여명의 팬들과 1시간 여 자리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에 솔직하고 직설적인 답변을 이어가며 특별한 시간을 함께했다. miru@osen.co.kr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