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경우 제외시킬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 2연패를 노리는 SK 김성근(66) 감독이 용병 투수 에스테반 얀(33)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김 감독은 지난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첫 홍백전(6이닝)에서 얀의 투구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백팀 투수로 선발 김광현(3이닝 무실점)에 이어 3-0으로 앞선 4회부터 나온 얀은 1이닝 동안 3실점(2자책), 동점을 내준 채 5회 조웅천과 교체됐다. 첫 타자 이진영을 초구에 1루수 땅볼로 처리한 얀은 김동건에게 좌전적시타를 맞아 2실점한 뒤 보크까지 범해 추가 실점했다. 결국 예정됐던 2이닝 투구가 무산된 채 1이닝 투구로 마쳤다. 투구수는 29개였고 4안타를 내줬다. 예상보다 일찍 등판 지시를 받은 조웅천도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이런 식이라면 어느 곳에도 쓸 수 없다"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까지 생각 중"이라고 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수원구장에서 실시한 시리즈 대비 첫 훈련 때 말한 강도보다 좀더 높은 수위. 당시에도 김 감독은 "레이번과 얀이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라면 꼭 엔트리에 넣을 필요가 없다"며 "국내파로만 시리즈를 치르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쿠비얀, 레이에 이어 세 번째으로 SK에 들어온 용병 얀은 점차 김 감독의 신뢰감을 잃고 있다. 올 시즌 17경기(선발 2경기)에서 6세이브 1승 2패 방어율 2.15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상대 타자들에게 약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홍백전에 출전한 타자들도 "얀의 포크볼이 너무 완만하다. 슬라이더도 무뎠다"고 평했다. 김 감독은 당초 얀을 한국시리즈에서 다목적 투수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선발 중간 마무리로 어디에나 투입이 가능한 만큼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특히 정대현과 더블 스토퍼로 내세울 구상까지 짰다. 그러나 이제는 쓰기도 애매한 '계륵'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 그렇다고 한국시리즈를 잡고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까지 노리고 있는 SK로서는 섣불리 얀을 내보낼 수도 없는 입장이다. 과연 김 감독의 얀 해법은 무엇일지. 한편 레이번에 대해서는 "김광현, 채병룡과 함께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후보"라고 말해 계속 안고 갈 것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letmeout@osen.co.kr 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