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두산-삼성, 용병 1명으로 PO 대결
OSEN 기자
발행 2008.10.16 11: 04

[OSEN=이상학 객원기자] 플레이오프에서 정면충돌하는 두산과 삼성은 올 시즌 비슷한 점이 많다. 선발보다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타선의 신구조화가 잘 어우러져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선수 복이 없었다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특히 두 팀은 외국인선수 한 명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다. 지난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외국인선수 한 명으로 맞붙는 팀은 올해 두산과 삼성이 처음이다. 그래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지는 두 팀이다. 지난해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라는 막강 외국인 원투펀치로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팀보다도 높았던 두산은 그러나 올해 아주 오랜만에 외국인 흉작을 맛봐야 했다. 한국야구 4년째를 맞이한 랜들이 팔꿈치 통증 탓인지 구위가 떨어진 가운데 일본으로 떠난 리오스를 대신해 4년 만에 컴백한 게리 레스가 가정사를 이유로 시즌 초 불가피하게 팀을 떠난 것이 두산에게는 불운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2002년, 2004년 두산에서 격년제로 에이스 역할을 한 레스는 올 시즌에도 6경기에서 3승2패 방어율 2.84로 호투했다. 그러나 쌍둥이를 출산한 부인과 아기의 건강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나야 했고 빈자리를 메운 투수가 저스틴 레이어였다. 트리플A에서 4승2패 방어율 2.41로 수준급 피칭을 한 레이어였지만 국내 무대 적응에는 실패했다. 12경기에서 승없이 6패 방어율 5.66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낸 뒤 퇴출됐다. 두산은 어쩔 수 없는 외국인선수 한 명으로 남은 시즌을 치러야 했다. 레이어는 트리플A로 돌아간 뒤 2승 방어율 1.13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두산도 삼성에게 명함을 내밀기가 쉽지 않다. 삼성이야말로 올해 진정한 외국인선수 잔혹사를 썼기 때문이다. 투수 웨스 오버뮬러와 타자 제이콥 크루즈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두 선수 모두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한화 시절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장타력을 실종하며 똑딱이가 되어버린 크루즈는 타율 2할8푼2리·2홈런·21타점에다 병살타 9개를 양산한 뒤 5월 중순 결국에는 짐을 싸야 했다. 그러나 크루즈의 자리를 대신한 톰 션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다이너마이트였다. 7경기에서 승없이 6패 방어율 10.73. 또 다른 의미의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션은 그의 합류 시점부터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진 오버뮬러와 함께 7월16일 동반퇴출됐다. 오버뮬러도 17경기에서 6승8패 방어율 5.82로 실망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삼성은 외국인선수 동반퇴출 후 10승1패라는 호성적을 올리며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러나 당초 외국인선수없이 시즌을 마칠 것이라는 방침을 뒤로하고 데려온 존 에니스도 1승3패 방어율 3.03으로 위압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남은 외국인선수들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랜들은 올 시즌 9승9패 방어율 4.48를 거두는데 그쳤다. 국내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지 못한 데다 방어율은 처음으로 4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그래도 한국야구 4년차 관록으로 두산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도 3승 방어율 2.10.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이에 맞서 좋은 구위로 승부하는 에니스도 2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물론 선발보다는 '첫 번째 투수'의 의미가 강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2⅔이닝 1실점으로 다소 밋밋한 활약을 보인 뒤 강판됐지만 삼성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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