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 사는’ 손기호 연출가, “사람과 사람이 호흡하는 연극”
OSEN 기자
발행 2008.10.16 14: 15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이하 눈먼 아비)’를 기억하는가? 객석을 웃겼다가 울렸다가 관객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 연출가 손기호가 이번엔 경주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이하 감포)’를 들고 나왔다.
손기호가 작가 겸 연출을 맡은 ‘감포’에서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혈연으로 이어진 ‘눈먼 아비’와 달리 혈연이 아닌 가족을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체적 고통을 겪는 등장인물들…이것이 손기호식 연출법 인가?
연출가 손기호는 ‘사람’의 이상적인 정신건강을 부각시키기 위해 ‘감포’에서도 어김없이 등장인물의 신체적인 장애를 확대시킨다. 자신도 모르게 "경험으로 쌓여온 어두운 단면을 작가 손기호를 통해 표출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했다.
경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는 ‘사람과 사람’ 시리즈 연극을 자신에게 가장 인간적이고 편한 경주를 배경으로 선택했다. 그에게 가장 편하고 따뜻한 경주는 "형제들이 객지로 떠나고 부모님까지 돈 벌러 나가면 어김없이 혼자 여야 했던 외로운 곳"으로 추억됐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겪었던 외로운 추억은 가슴 한쪽에 자리 잡아 작가 손기호의 희곡으로 표출 된 것은 아닐까.
‘사람’을 생각하는 연극인 손기호
‘감포’를 소개하는 마당에 어디에 욕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사사로운 욕심이 없다"고 단번에 대답했다. 단지 작은 욕심을 부린다면 ‘사람과 사람이 호흡하는 것’ 그것을 욕심 부린다 했다. ‘사람과 사람이 호흡’하는 것은 그 첫 번째로 "배우와 배우가 호흡하는 것으로 관객을 찾는다"고 말한다.
배우가 자연스럽게 호흡하게 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힘이 극단이루의 팀워크이고, 그것이 바로 ‘감포’다. 4년 전 ‘눈먼 아비’가 쉽고 간단하고 어렸던 손기호로 통했다면, ‘감포’는 좀 더 어렵고 복잡하고 성숙해진 손기호로 통한다.
jin@osen.co.kr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의 작-연출 손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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