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상학 객원기자] 빈틈이 보이면 가차없었다.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움츠러드는 것 역시 없었다. 두산의 '발야구'는 포스트시즌에도 강했다. 두산의 '발야구'가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위력을 이어갔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4로 역전승했다. 초반 대량실점에도 굴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의 힘이 컸지만 두산 특유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 또 유감없이 빛을 발했다. 도루 2개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위기에서 탈출해 삼성으로 사지로 몰았다. 경기 초반 두산의 발야구는 주춤했다. 2회 2사에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이대수가 후속 채상병의 타석 때 2루 도루를 감행했으나 삼성 포수 진갑용의 송구에 막혀 아웃당하고 말았다. 이대수의 도루를 저지한 후 곧이은 3회 공격에서 삼성은 대거 4득점하며 확실하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설상가상으로 3회에는 전상렬이 1루에서 견제를 당하며 분위기가 완전하게 가라앉았다. 단기전에서 베이스러닝의 위험 부담을 고려할 때 두산의 경기 초반 연이은 발야구 실패는 팀 전체를 둔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89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두산은 확실히 달랐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내내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권장했다. 포스트시즌이라고 크게 다를 것 없었다. 4회 반격에서 도 두산은 발야구로 간극을 좁혔다. 2점을 따라붙은 4회 1사 1루. 1루 주자는 오재원이고, 타자는 고영민이었다. 여기서 고영민이 배영수로부터 우익선상으로 타구를 보냈다. 타구는 펜스 깊은 곳까지 굴러갔다. 이 사이 오재원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았으며 고영민은 3루까지 내달렸다. 고영민은 후속 이대수의 적시타 때 힘들이지 않고 홈을 밟았다. 이대수도 채상병 타석 때 폭투를 틈타 1루에서 3루까지 전력으로 질주하며 삼성 배터리를 압박했다. 5회 오재원이 도루를 성공시키며 발야구를 이어간 두산의 1차전 최대 하이라이트는 7회였다. 이종욱-오재원-김현수의 3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두산은 김동주의 우익수 얕은 희생플라이 때 이종욱이 여유있게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이종욱의 빠른 발이 만든 결승점이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고영민의 유격수 실책에서 2루 주자 김현수가 냉큼 홈까지 내달려 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곧이어진 고영민의 2루 도루는 카운터펀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