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가장 큰 무기인 '발야구'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실감시켰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줬다. 3회 수비에서 김선우가 한 번에 무너지며 4실점하며 승기를 내주는 듯 했다. 그러나 두산은 4회 3득점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은 뒤 5회 동점을 이뤘다. 그리고는 7회 3점을 보탰고 결국 이날 경기를 8-4로 잡아내 중요한 첫 경기에서 활짝 웃었다. 무엇보다 두산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발 스피드'의 위력을 앞세워 추격의 실마리를 찾았고 승부마저 뒤집었다. 정규시즌 1위에 오른 도루(189개)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베이스 더 가는 허슬플레이'에 입각한 '발 스피드'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두산은 0-4로 뒤진 4회 3득점하며 1점차로 따라붙었다. 깨끗한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오재원은 1루주자로 삼성 선발 배영수의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오재원은 올 시즌 규정타석(390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311타석) 28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 결과 다음타자 김현수는 원스트라이크 이후 4개의 볼을 얻어내 출루했다. 이어 김동주의 우익수 플라이 때 오재원은 가볍게 3루까지 진루한 뒤 홍성흔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는데 성공했다. 계속된 공격에서는 고영민이 오른쪽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3루타를 쳐냈다. 우익수 최형우가 살짝 더듬기는 했지만 3루까지 올 시즌 39개의 도루(4위)를 기록한 주루 센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어 적시타를 친 이대수도 배영수에 바뀐 정현욱이 폭투를 던지자 1루에서 3루까지 도달했다. 이대수는 삼성 포수 진갑용이 공을 놓치자 지체없이 2루 베이스를 돌았다. 몸이 풀린 두산은 7회 역시 '발'로 승부를 굳혔다. 볼넷 3개로 무사 만루 찬스를 얻어낸 두산은 김동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 때 2루주자 오재원과 1루주자 김현수는 상대 수비가 다른 곳에 신경쓰는 사이 각각 3루와 2루 베이스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이것이 바탕이 돼 홍성흔의 3루 땅볼로 1점을 추가한 뒤 상대 유격수 박진만의 어이없는 실책 속에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letmeout@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무사 만루 두산 김동주 우익수 희생플라이때 3루 주자 이종욱 태그업 홈에서 역전 득점을 올리고 있다. /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