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역습'김경문 시나리오 틀리지 않았다
OSEN 기자
발행 2008.10.16 22: 33

계산은 틀리지 않았다.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경문 두산 감독이 먼저 웃었다. 4년 후배 선동렬 감독과 지난 2006년 한국시리즈 4연패의 수모를 2년만에 일단 되갚는데 성공했다. 경기전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김 감독은 자신이 설계한 시나리오가 술술 풀리면서 승장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우선 오재원의 2번 기용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예고한대로 오재원을 2번으로 기용해 1~3번까지 모두 좌타자로 내세웠다. 오재원은 4회 추격을 알리는 중전안타, 5회 동점적시타, 7회 승부를 쐐기를 박는 득점까지 올려 이날 경기 MVP에 선정됐다. 부수적으로 거둔 또 하나는 오재원에 밀린 고영민이었다.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6번타자로 나선 고영민은 1-4로 뒤진 4회말 2사1루에서 추격을 알리는 우익수 옆 3루타를 날렸다. 고영민의 이 3루타는 팀 사기를 끌어올렸고 이대수의 우중간 적시타가 이어져 3-4로 바짝 따라붙었다. 역전의 발판이 된 셈이었다. 또 하나 승부수는 정재훈의 롱릴리프였다.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한 김 감독은 5회1사후 세 번째 투수로 정재훈을 투입했다. 정재훈은 빠른 볼은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 7회까지 단 1안타로 막고 삼성의 추가공격을 막았다. 두산은 정재훈의 호투에 힘입어 7회와 8회 발야구를 앞세워 4득점, 가볍게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재주도 2이닝 1안타 무실점의 세이브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두산은 초반 김선우와 이혜천의 실패로 먼저 4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중반 이후 계획한 시나리오가 모두 들어맞으며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더욱이 짜릿한 역전승으로 단순히 1차전 승리이상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잘 풀리는 김경문의 시나리오가 플레이오프를 관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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