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상학 객원기자] 2차전은 유일하게 남은 외국인 투수끼리 대결이다.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두산의 극적인 대역전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17일 잠실구장에서 계속될 2차전 선발투수들이 예고됐다. 두산은 맷 랜들(31), 삼성은 존 에니스(29)를 각각 예고했다. 1차전에서 토종 에이스들이 나란히 5회를 채우지 못하며 조기강판된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이 얼마나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랜들은 올 시즌 9승9패 방어율 4.48를 거두는데 그쳤다. 국내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지 못한 데다 방어율은 처음으로 4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그래도 한국야구 4년차 관록을 앞세워 두산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도 3승 방어율 2.10. 구위가 많이 떨어졌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완급조절능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삼성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한 에니스는 7경기에서 1승3패1홀드 방어율 3.03을 기록했다. 방어율은 꽤 안정적이지만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랜들과 달리 구위 자체는 좋지만 전반적으로 제구가 불안하고 구종이 단조로워 오래 던지기는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2⅔이닝만을 던졌다. 상대전적에서 랜들은 삼성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6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1승3패 방어율 4.65로 부진했다. 최형우가 랜들을 상대로 타율 4할6푼2리·3홈런·5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에니스는 국내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를 두산을 상대로 거뒀으며 방어율도 제로다. 1패를 함께 안고 있지만 유일한 실점이 비자책점이었다. 두산에게는 나름대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차전 관건은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마운드에 버티느냐가 될 전망이다. 두 팀 모두 1차전에서 불펜 투수들을 소모한 탓에 선발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 랜들은 꾸역꾸역 막아내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 또한, 임태훈이라는 유능한 불펜 투수가 1차전에서 소모되지 않았다. 반대로 에니스는 뒤에 마땅한 불펜 투수가 없는 만큼 최대한 많이 던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