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아이돌의 복귀 시대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속속 무대로 돌아오고 있다. 약간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그 중에 하현곤(25)이라는 이름도 있다.
하현곤이 돌아왔다. 그것도 무려 6년만이다. 가장 먼저 반긴 이들은 네티즌이다. 하현곤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그의 자취를 찾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뜨겁게 달궜다. ‘돌아오는 아이돌’을 반기는 네티즌의 함성 속에 이 사람, 제 2의 음악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클릭비’ 그리고 하현곤
하현곤은 클릭비 출신이다. 1999년 4명의 보컬과 3명의 밴드로 출발한 클릭비는 2002년 3명의 밴드가 탈퇴하면서 보컬만 남게 됐다. 남은 4명의 멤버는 각자 다른 소속사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팀이 해체된 것은 아니다.
3명의 밴드에 속했던 하현곤은 절친한 친구인 노민혁과 함께 팀에서 빠졌다. 부산에서 생활하던 초등학교 6학년 때 ‘기타 신동’ 노민혁을 만나 드럼에 빠져 들었던 하현곤이다. 노민혁과는 중학교 시절부터 밴드 활동을 함께 했던 막역한 관계다. 클릭비에서 노민혁이 독립할 때 하현곤이 뜻을 같이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4년의 클릭비 활동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작해 대학교 1학년 시절 마침표를 찍었다.
“안되겠다. 군대 먼저 가라”
열일곱에 클릭비에 들어와 스무 살까지 멤버로 활동했던 하현곤은 팀 탈퇴 후 새로운 음악인생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전공인 드럼도 치지만 곡도 쓰고 노래도 부르고 싶었어요. 학업에 열중하면서 열심히 음악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12곡이 수록된 데모 CD를 완성시켰어요. 그걸 들고 클릭비 멤버이자 인생 선배인 우연석 형에게 보여줬죠.”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새 인생은 처음부터 장벽을 만났다. 데모 CD를 들어본 우연석이 “이건 음악이 아니다”며 혹평을 쏟았던 것. 엄청난 좌절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연석 형의 평가는 냉혹했어요. 크게 낙담하고 군입대를 결심했죠. ‘드럼을 치던 네가 갑자기 보컬을 했으니 어색한 게 당연하다’는 연석 형의 생각이었지만 제게 떨어지는 충격은 컸어요.”
좌절은 또 있었다. 군대서도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문선대 시험을 봤는데 2번이나 떨어졌다. 인기 절정의 아이돌 그룹 밴드 출신의 하현곤에게 자존심이 긁히는 소리가 들렸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현역 입대했는데 자대 배치 2주차에 군악대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고 마침내 35사단 군악대에 배치될 수 있었다.
“군악대 생활이 제게는 큰 힘이 되었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 보컬이나 작곡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그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군 생활 동안 노래를 20곡을 만들었습니다. 하하.”
군대서 만든 ‘내게 와’, 22일 온라인 공개
군악대 시절, 하현곤은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입는다. 상병 즈음, 오랜 기간 사귀어 오던 여자친구와 이별하는 아픔을 맛봤다.
“너무 허탈했어요. 마음 한 구석이 잘려나간 느낌이었죠. 당장이라도 쫓아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실행만 안 했을 뿐이지 탈영까지 생각을 했었죠.”
헤어진 여자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내게 와’라는 곡으로 탄생했다. 곡을 만들고 가사를 붙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탄생된 ‘내게 와’는 클릭비 출신의 에반과 현존 멤버 우연석의 목소리로 완성됐다. 에반의 감미로운 보컬과 우연석의 애절한 랩이 하현곤의 감수성과 어우러져 미디엄 발라드의 ‘내게 와’가 오는 22일 세상 빛을 보게 됐다. 함께 공개될 뮤직비디오에는 하현곤을 비롯해 에반과 우연석이 곡 작업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클릭비를 기다리던 팬들에게는 이 또한 의미 있는 선물이다.
그리고 ‘내게 와’가 수록될, 비장의 카드로 준비하고 있는 하현곤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은 11월 중순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하현곤 팩토리’, 015B 장호일 정석원을 모델로
6년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하현곤은 ‘하현곤 팩토리’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제 2의 015B를 꿈꾸며 계획한 음악 브랜드다. 작사 작곡, 연주를 하며 프로듀서까지 하는 아티스트의 탄생을 염두에 두고 붙인 이름이다. 그리고 남은 하나, 보컬은 곡 성격에 맞는 이들로 객원을 초빙해 곡을 완성시킨다는 그림이다. 궁극적으로는 보컬까지 스스로 해결해 하나의 완전한 ‘팩토리’가 만들어지기를 꿈꾸고 있다.
“마지막 과정은 제가 노래까지 하는 거죠. 혼을 담아 음악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렇게 단계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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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호 기자 ym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