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타격 부진과 수비 실책으로 질타를 받았던 삼성 외야수 최형우(25)가 짜릿한 한 방을 터트리며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소속 구단에서 퇴출 통보를 받았던 쓰라린 과거도 있었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재입단의 기회를 잡은 최형우는 삼성의 중심 타자로 우뚝 섰다. 126경기에 출장, 타율 2할7푼6리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 3도루. 2002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최형우는 통산 1군 경기 출장이 여섯 차례에 불과해 일찌감치 신인왕 타이틀을 예약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 중인 마쓰이 히데키와 비슷한 외모로 최쓰이라는 애칭을 얻은 최형우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 시즌의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를 모았으나 실망이 컸다. 타율 1할(10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16일 두산과의 PO 1차전에서는 수비 실책을 연발하며 고개를 떨궜다. 속된 말로 쥐구멍에 몸을 숨기고 싶을 정도.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3타수 무안타 1사구 1타점에 그쳤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고개 숙인 최형우에게 용기를 불어 넣었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일본산 고가의 방망이를 선물했다. 17일 2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선 감독은 최형우의 수비 실책에 대해 "아무래도 넓은 구장이라는 점과 올해 외야 수비 처음 했으니 그렇지 않겠냐"며 "처음부터 잘 할 수 있겠냐. 나중에 (최)형우와 인터뷰하면 격려 좀 해달라"고 부탁할 만큼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2회 첫 타석에서 2루수 앞 땅볼로 아웃된 최형우는 4회 볼넷, 6회 사구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출루에 성공했지만 한 방이 절실했다. 최형우는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7회 1사 3루서 두산 다섯 번째 투수 김명제와 볼 카운트 2-1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최형우는 2루에 안착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형우는 11회 무사 1루서 최준석의 타구를 잡은 뒤 재빨리 2루로 송구, 선행 주자 김현수를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연출했다.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최형우의 질주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at@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3루 삼성 최형우 역전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