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경험에서 승부가 엇갈렸다. 양팀이 투수를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벌인 17일 잠실구장 플레이오프 2차전은 베테랑 마무리 투수와 신예 기대주의 경험 차이에서 결정이 났다. 삼성의 4년차 베테랑 특급 소방수인 오승환(26)이 두산의 2년차 신예인 이용찬(19)의 패기를 잠재우며 7-4로 승리를 거뒀다. 오승환은 연장혈투를 벌이던 13회에 삼성 마지막 투수로 구원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오승환은 구위가 예전보다는 위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3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한 ‘관록투’를 선보이며 두산 타선의 예봉을 피해나갔다. 오승환은 연장 13회 두산 3번타자 고영민과 12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잡은 것이 압권이었다. 오승환은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간간이 변화구를 섞는 볼배합으로 2이닝 동안 안타없이 삼진 1개에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동안 수많은 위기 상황과 큰 경기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침착한 투구를 펼친 것이 돋보였다. 이에 반해 두산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예 우완 투수 이용찬은 마운드에서 진땀을 흘리며 고전, 고비를 넘지 못한채 분루를 삼켜야했다. 4-4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4회 2사 1, 2루의 위기에서 구원등판했으나 기대에 못미쳤다. 이제 19세의 2년차로 신인이나 다름없는 이용찬에게는 너무나 큰 짐이었다. 결국 큰 부담감은 안은채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첫 타자 신명철에게 주자 일소 적시 2루타를 맞은데 이어 다음타자 박한이에게도 적시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지난 해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하고 올 시즌 막판 1군에 합류, 8경기서 14.2이닝을 던지며 1승을 거둔 신예에게 플레이오프, 그것도 절체절명의 순간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속 140km 후반대의 강속구도 긴장한 상황에서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장타를 허용했다. 구위가 날카로워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플레이오프 ‘히든카드’라는 평을 들었으나 역시 큰 경기 경험 부족은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sun@osen.co.kr 오승환-이용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