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 한다는 극단 이루의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이하 감포)’로 바삐 입을 맞추는 배우들을 만났다. 입 잘 맞추는 극단 이루가 좀 더 깊은 장애와 신체적 불구로 ‘감포 사는’ 이야기를 까발리는 데 한창이다. ‘감포’에서 조주현(열수 역)은 추리닝 바지에 허옇게 콧물 묻힌 티셔츠를 입은 추레한 꼴부터 어눌한 말투까지 들 떨어진 반편이로 제격이다. ‘감포’ 연습을 몰래 훔쳐보던 기자가 조주현 배우에게 이런 꼴을 하기까지 어떤 준비를 했느냐고 물었다. 자신을 반편이로 만든 건 손기호 연출의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사람 보는 눈 높은 연출가 솜씨의 칭찬으로 돌렸다. 예전에 ‘스탬프’라는 작품에서 뇌성마비를 앓은 장애우를 했었고 당시 연기를 봤던 손기호 연출가가 이번 배역을 선물했다고 했다. 반편이라는 모지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작품 속에 스며들어 다른 배우들과 하나가 되어 연기한다고 밝혔다. 신체불구에 열연하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면 자신도 어엿한 반편이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미화(분이 역)는 경주시리즈 1부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이하 눈먼 아비)’를 함께 하지 않았지만 앉은뱅이 배역을 거뜬히 소화해냈다. 구수하게 풍겨지는 연기 속 그녀의 오랜 무대 경력이려니 싶다. ‘감포’의 어머니, 우미화에게 가족들이 죽이 잘 맞은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연우무대에서 6-7년간 한 솥밥을 먹던 식구였기에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작년 쇼 케이스 때, 장면을 연출해봤던 작품이기에 지금의 배역이 어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격 좋은 맏언니 우미화의 재치 있는 분위기 연출로 인터뷰 내내 웃음꽃이 핀 가운데 그 와중에도 ‘감포’에 푹 빠져있는 배우 장정애(덕이 역)를 볼 수 있었다. 장정애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은하해방전선’ 등을 통해 스크린에도 관심을 보인 바 있고 연극 ‘눈먼 아비’에서도 극단이루와 함께 했다. 영화와 연극에서 종횡무진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장정애에게 영화와 연극 중에 어떤 것에 욕심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한참을 고민하던 장정애는 둘 다 욕심이 있다고 소탈하게 대답했다. 영화는 준비된 무대에서 자신의 연기가 빛을 보지만, 연기는 자신의 연기 하나로 빛을 보기 때문에 연극무대를 통한 연기의 배움이 많다고 했다. 연극무대에 설 때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욕심 많은 성실한 배우임을 보였다. 반신불구 분이와 눈먼 수양딸 덕이, 반편이 열수, 이들의 가슴찡한 입맞춤은 10월 17일부터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펼쳐진다. jin@osen.co.kr 연극 ‘감포’의 주연배우들. 왼쪽부터 조주현, 우미화. 장정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