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가 볼이 되면서 주도권이 신명철에게 넘어갔다" 후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온 한 마디였다. 두산 베어스의 '주전급 백업포수' 최승환(30)이 지난 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 연장 14회초 허용한 신명철(30)의 결승 2타점 2루타에 대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수비 훈련 후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덕아웃으로 향한 최승환은 함께 호흡을 맞췄던 2년차 우완 이용찬(19)의 공에 대해 "볼 끝에 힘이 있었다. 분명 구위가 떨어지는 공은 아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용찬은 14회초 2사 1,2루서 신명철 타석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2구 째 직구(148km)가 가운데로 몰리는 바람에 뼈아픈 안타를 허용했다. "초구가 볼이 되어 빠지는 바람에 주도권을 타자에게 넘겨준 격이 되었다"라며 말을 이어 간 최승환은 "구위가 워낙 좋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운데로 몰린 공이기는 했지만 내가 너무 적극적으로 리드 한 것이 더욱 아쉬웠다"라며 오히려 자신의 리드를 반성했다. "구위 만큼은 뛰어났기 때문에 그 안타 때문에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라며 이용찬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최승환은 "내 경우에는 특별히 긴장되지 않는다. 그저 즐기면서 경기에 임할 뿐이다"라고 밝힌 뒤 타격 훈련을 위해 배팅 케이지로 향했다. 뼈아픈 패배를 겪은 뒤에도 후배에 대한 배려심을 발휘한 그는 분명 좋은 선배였다. farinelli@osen.co.kr 최승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