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는 공을 때려낸 건데, 운이 좋았죠" 재능을 측량하기 힘든, 뛰어난 유망주다.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형 4번' 박석민(23)이 정확성과 장타력을 엿볼 수 있던 뛰어난 배트 컨트롤로 팀의 플레이오프 2연승을 이끌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도중 왼쪽 갈비뼈 부상을 당하며 1,2차전에 선발 출장하지 않았던 박석민은 지난 19일 3차전에 선발 3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회에는 상대 선발 이혜천(29)의 초구 직구(143km)를 그대로 걷어올려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이는 선제 결승타로 이어진 귀중한 안타였다. 특히 당시 이혜천의 공은 높은 실투였다기보다 홈플레이트 근처서 떨어지는 다소 낮은 공이었다. 스리쿼터형 투구폼인 만큼 공이 변하는 궤적이 정통파 투수들과는 다른 이혜천을 상대로 박석민은 배팅 파워를 바탕으로 뛰어난 배트 컨트롤까지 선보이며 귀중한 결승타를 때려냈다. 박석민의 배트 컨트롤은 지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도 눈에 띄었다. 당시 타격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라고 이야기했던 박석민은 끌어당기는 타격보다 배트 중심을 아래 쪽으로 형성하며 짧게 끊어치는 타격을 보여주었다. 20대 초반의 타자라고는 믿기 힘든 노련함이 돋보였고 이는 롯데 수비진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빈 곳으로 향한 안타로 이어졌다. 19일 때려낸 2타점 2루타는 박석민의 컨디션이 정상 감각을 되찾고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준플레이오프서 주로 사용한 끊어치는 타법 대신 팔로우 스윙으로 그대로 이어진 박석민의 타구는 중견수 이종욱(28)의 타구 판단을 더욱 늦추는 데 한 몫을 했다. 23세에 불과한 타자가 보여준, '생각의 유연함'이 넘치는 단기전용 타격은 팀을 구하는 동시에 선수 본인의 밝은 미래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경기를 마친 후 박석민은 결승타 상황에 대해 "초구부터 칠 수 있는 공이면 휘둘러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기막히게 운이 좋았다"라며 웃어 보인 뒤 "5회까지 2-1로 박빙의 리드를 펼치고 있을 때는 아픈 줄 몰랐는데 최형우(25) 선배의 스리런이 나온 후에는 긴장이 풀어졌는지 살살 아파졌다"라며 넉살 좋은 여유까지 보여주었다. 항상 즐거운 모습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며 선수단은 물론 팬들의 웃음까지 자아내는 박석민. 그가 대구의 매니 라미레스(36. LA 다저스)로 자라날 수 있을 지 달구벌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잇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