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관전평]‘삼성, 정재훈의 2가지 투구 폼에 당했다’
OSEN 기자
발행 2008.10.20 21: 46

한 방이면 7-5로 바짝 쫓길 위기에서 삼진 하나로 기가 완전히 살아났다. 3회말 수비서 7-2로 앞서다가 한 점을 허용하고 계속해서 1사 2, 3루의 위기에 몰린 가운데 선발 김선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두산 정재훈은 2가지 투구 폼으로 첫 타자 박진만을 삼진 아웃 처리한 것이 4차전의 최대 승부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날리는 등 타격감이 좋은 박진만을 상대로 정재훈은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박진만을 삼진 처리하면서 정재훈은 완전히 자신감을 갖게 됐다. 만약 박진만에게 한 방을 맞고 2실점했다면 이후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박진만을 삼진으로 잡고 자신감에 찬 정재훈은 이후 삼성 타자들을 쉽게 요리했다. 6회 힘이 떨어지면서 2실점했지만 정재훈은 중요한 순간에 구원 등판해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주무기인 포크볼 제구력이 잘 이뤄졌다. 제구력은 심리적인 요인이라는 말처럼 박진만을 삼진 처리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서 정재훈은 2가지 투구 폼으로 5가지 구질을 섞어 던지며 두산 불펜의 핵심 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재훈은 오버핸드 정통파 투구 폼으로 초구에 주로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정통파 투구 폼에서 3가지 구종(커브, 직구, 포크볼)과 스리쿼터 투구 폼으로 2가지 구종(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져 삼성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정통파로 던지는 포크볼은 종으로 뚝 떨어지면서 낮게 제구가 잘됐고 스리쿼터로 던지는 포크볼은 슬라이더처럼 45도 각도로 떨어져 타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정재훈이 정규 시즌에서는 삼성전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플레이오프에서는 2가지 투구 폼에서 제구가 낮게 잘 되는 포크볼을 구사하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3회 고비를 정재훈의 호투로 무사히 넘긴 두산 타선은 더욱 힘을 내 크게 앞서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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