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부들이여... 입 냄새는 감추는 것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는 것이다.
OSEN 기자
발행 2008.10.21 08: 47

[김준명 건강칼럼] 가을 들면 대학 졸업 예정자들과 더불어 또 다른 계층(?)의 환자들 예약이 밀려드는 수준을 넘어서 폭증한다. 특히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는 대기 순번까지 알려 드려야 할 정도다. 이 계층(?)은 다름 아닌 ‘예비 신부’들이다. 결혼식이 몰려있는 요즘과 같은 때에 결혼 전 미리 치료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내원하는 환자들이다. 진료 예약을 받다보면 결혼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온 사람들부터 아직 여유가 있는 사람들까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공통점은 평생 한번 있을 결혼식이니 어떻게든 2주전까지 치료해 달라고 애원부터 협박까지 그야말로 모두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병이란 것이 어디 전문의를 협박한다고 해서 금방 치료 되는 것이던가? 처음 입 냄새가 생기게 된 원인, 생활 습관, 환자의 몸 상태, 체질 등등 모든 것을 판단한 후 처방을 내려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처방 후 환자가 지켜야 할 생활 습관과 정확한 약의 복용, 피해야 할 음식 등을 스스로 충실히 지켜야만 대략 예상되는 날짜에 치료가 끝나게 되는 것이다. 치료 후 입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예방을 소홀이 하면 다시 입 냄새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9월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찾아온 한 예비신부는 10월 중순이 결혼 예정일이었다. 1년 전 친구 소개로 만난 예비 신랑의 듬직함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 이 환자는 결혼 약속을 한 6개월 전부터 입 냄새라는 고통의 문으로 들어서게 됐다. 결혼을 앞두고 양가 상견례와 결혼 준비에 바쁜 직장 생활까지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어느새 입 냄새를 스스로 느꼈다고 한다. 양치질을 하고 나서도 느끼는 역한 냄새 때문에 고민에 빠져 한 달 정도는 예비 신랑에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피해 다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심하게 다툰 적도 수 회. 급기야 최악의 상황까지 가려는 순간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 놨다. 어차피 결혼하면 감출 수도 없을 문제,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이 환자의 판단은 정답이다. 감춘다고 감출 수 없는 것이 바로 입 냄새다. 임시방편으로 버티면 한 두 달은 어떻게 되겠지만 과연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 것인가? 특히, 결혼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만큼 숨길 수 있는지 스스로 반문해봐야 할 것이다. 뻔한 결론을 알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 받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풍성한 가을의 신부가 되고 알콩달콩 신혼의 재미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예비 신부들은 이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결혼한 선배로서 충고해 주고 싶다. 신혼은 평생 딱 한번 뿐인 최고의 순간이다. 이건 내 아내도 공감하는 것이다. [글 :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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