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오재원, '유망주'에서 '주전'으로 당당한 명함
OSEN 기자
발행 2008.10.21 11: 04

단순히 경험을 쌓는 차원이 아닌 주전 도약을 위한 커다란 발걸음이었다. 2년차 전천후 내야수 오재원(23. 두산 베어스)이 플레이오프서 맹타를 보여주며 자신의 입지를 점점 굳혀가고 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주목할 만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은 오재원은 실전에 돌입한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만점 활약으로 2번 타자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오재원은 20일 대구 구장서 열린 4차전서도 선발 1루수 겸 2번 타자로 출장, 5타수 4안타 1타점에 3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플레이오프 4경기서 17타수 8안타(4할7푼1리) 5타점의 맹공이다. 또다시 삼성전서 4안타를 때려냈다는 점 또한 특별하다. 오재원의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안타는 지난 9월 28일 잠실 삼성전서 기록한 4안타였다. 올시즌 삼성전서 3할4리 3타점 6도루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준 오재원은 플레이오프서 한 단계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사자 마운드에 맹폭을 가했다. 오재원의 장점은 공에 대한 대처능력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데에 있다. 김광림 타격코치는 오재원에 대한 질문에 "시즌 중에 계속 타격폼을 바꿔오면서 시행 착오 속에 시즌을 보냈는데 배트를 쥔 손을 높게 가져가면서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고 안타를 치는 기술 또한 좋아졌다. 예전에는 배팅 파워가 결코 좋은 편이 아닌데 어퍼 스윙으로 타격폼을 가져갔었다"라며 타격폼 수정에 비결이 있음을 밝혔다. 경기 전 배팅 케이지서 때려낸 타구 궤적 또한 차이가 컸다. 오재원은 시즌 초 배팅 케이지 윗 그물을 때려내는 타구를 자주 보여줬다. 의식적으로 손목을 올려친다는 기색이 짙은 타격이었으나 최근에는 그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배트를 내려 찍다시피 하면서 타구의 반발력을 이용, 외야로 빨랫줄처럼 뻗는 타구가 많아졌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오재원 또한 조금씩 여유를 찾아가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비염이 있어 안구도 금방 건조해진다. 경기 때도 안약을 챙겼다가 자주 투여해야 한다"라며 웃어보인 오재원은 라커룸서 방망이를 다잡고 짧게 마인드 컨트롤에 나선 뒤 타격 훈련에서 안타성 타구를 자주 양산했다. 아직 오재원은 갈 길이 먼 선수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타자들이 자주 서는 1루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재원의 장타력은 통상적인 1루수의 그것에 크게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앞으로 굴러오는 타구임에도 유격수 시절의 수비 동작이 몸에 배어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인 뒤 공을 잡는 모습도 가끔씩 발견할 수 있다. 시즌 중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하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자신의 희망을 밝혔던 오재원. 경험을 쌓아가며 발전 중인 오재원은 점점 '고급 양념'으로 진화하며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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