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WBC 감독, 하고 싶은 사람이 해야"
OSEN 기자
발행 2008.10.21 16: 05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 감독, 하고 싶은 사람이 하는 게 가장 좋을 듯 싶다". 지난 20일 두산 김경문(50) 감독에 이어 삼성 선동렬(45) 감독도 내년 3월 열리는 제 2회 WBC 대회 대표 감독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내놓았다. 선 감독은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앞서 "오늘 아침 언론을 통해 WBC 대표 감독 인선과 관련한 김경문 감독의 발언을 접했다"며 "충분히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던데 그 사람들이 하면 좋을 듯 싶다. 하기 싫은 사람이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끝까지 "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날 경기에 앞서 WBC 대표팀 감독 인선 문제와 관련해 "현재 포스트시즌에 남은 세 팀(SK, 두산, 삼성) 중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는 팀의 감독이 맡는 게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자신을 비롯한 일부 코칭스태프들이 소속팀 두산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고 올 시즌 후 일본 진출설 가능성이 있는 김동주와 이혜천이 떠날 수 있는 만큼 팀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이유를 내놓았다. 우승을 하면 모를까 팀을 떠나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감독이 한 발언으로는 경솔한 것 같다"며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있지만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는다. 지금은 포스트시즌이 더 중요하다. WBC 감독 인선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난 뒤 기술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잘라,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선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발언에 동조하는 견해를 피력했다. 선 감독은 "나라가 우리를 먹여 살려 주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감독은 (팀에서) 짤리면 실업자가 된다. 실업자가 되면 나라가 받아주는 것도 아니다"며 "현역 감독이 아닌 사람이 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김 감독을 거들었다. 또 선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인 김 감독도 부담이 될 것이다. 그렇지 않겠나. 현실적으로 프로 감독은 파리 목숨과 같은 자리"라고 한탄성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특히 선 감독은 전날 하 총장의 말을 겨냥한 듯 "얼마전까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했고 금메달까지 딴 김 감독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다른 사람도 아니라 김 감독이라면 그런 입장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 그런데 너무 과민반응을 보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선 감독은 "농담삼아 하는 말이지만 우리(삼성) 사장님(김응룡)이 (감독을)하시라고 하면 어떠냐"며 "그러면 불펜에서는 내가 몸을 풀면 되지 않겠냐"고 말해 취재진들을 웃게 만들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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