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5차전]삼성, 어긋난 회심의 불펜 카드
OSEN 기자
발행 2008.10.21 21: 34

"베테랑 투수 3명만으로 경기를 치렀으니 내일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믿었던 젊은 불펜진에 무너졌다. 지난 20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한 삼성 선동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록 6-12로 대패했지만 단 3명의 투수만으로 경기를 마쳤다. 그 사이 철벽을 자랑하는 젊은 불펜 투수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선발 배영수가 실점을 최소화한다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사실상 한국시리즈 진출의 분수령이 될 21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 대비해 아껴둔 여유가 엿보였다. 그러나 막상 5차전 경기의 뚜껑이 열리자 선 감독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배영수는 1회부터 거세게 몰아친 두산 타선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2-3으로 뒤진 5회에는 2사 후 볼넷에 이은 적시타를 허용한 뒤 다시 2사 1루 위기에 처했다. 선 감독은 지체없이 필승 불펜 안지만 카드를 뽑아들었다. 안지만은 3차전에서 비록 ⅔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했지만 이미 6-1로 승기를 가져온 때였다. 1차전과 2차전에서는 각각 1이닝 1실점(비자책), 3이닝 무실점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당연히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타석에는 최근 3차전과 4차전에서 연속경기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김동주였지만 찬스에서는 번번이 고개를 숙인 중심타자였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김동주는 김동주였다. 김동주는 볼카운트 1-2에서 높게 제구된 4구째 직구(144km)를 그대로 통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쐐기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결국 안지만의 정면승부에서 빚어진 김동주의 2점포는 이날 삼성 패배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삼성은 2-6으로 리드를 당하던 7회 신명철의 적시 2루타, 양준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득점하며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1, 2차전에서 무실점한 후 3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한 이재우와 2차전과 4차전에서 무실점 호투한 임태훈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비축해뒀던 회심의 불펜진이 어긋나고 말았다. letmeout@osen.co.kr 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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