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태양을 삼킬 것인가.
지난 2005년 한국시리즈는 달의 몰락이었다. 신인 감독이 선동렬 감독은 파죽지세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김경문의 두산과 격돌했다. 언론들은 두 감독의 이름에서 빗대 '태양(SUN)과 달(MOON)의 격돌'이라는 그럴듯한 명칭을 부여했다. 당시 선동렬감독이 1차전부터 내리 4연승, 김경문 감독을 이겼다. 태양이 달을 삼켰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8 플레이오프에서 태양과 달의 재격돌은 양상이 다르다. 1차전부터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김경문 감독이 3승2패로 한 발 앞서갔다. 삼성은 총력전 태세로 맞서고 있지만 김경문 감독은 6차전에서 태양을 삼킬 태세이다.
두산은 마운드 공격력 수비력에서 삼성에게 우위를 보이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미세한 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다. 6차전과 7차전을 앞두고 두산이 유리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선동렬 감독도 "이것이 정규리그 2위와 4위의 차이가 아닌가"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마지막까지 봐야 되는 법. 선동렬 감독도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불펜진 조기가동을 통해 거센 저항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6차전을 잡는다면 여세를 몰아 7차전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하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이미 주도권을 잡은 만큼 6차전에서 강하게 몰아쳐 끝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두 감독은 인연은 여러가지로 얽혀있다. 고려대 3년 선후배 사이인데다 방장과 방졸출신이다. 베이징올림픽 예선대회에서는 감독과 코치로 함께 일했다. 김경문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계기도 선 감독이 고사했기 때문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것도 선동렬 영입파동이 원인이 됐다. 서로에 대한 애정도 갖고 있다. 2008 플레이오프에서 달과 태양의 운명이 어떤 엔딩을 맞게 될 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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