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의 프로화가 추진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와 한국실업탁구연맹은 지난 22일 세미프로 대회인 2008 KRA컵 탁구 슈퍼리그를 오는 27일부터 개최한다고 밝혔다. 탁구인 들의 염원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화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대회다. 현정화, 유남규, 김택수 등 소장파들이 이번 대회를 추진한 것은 탁구인들의 프로화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탁구인 중 일부는 세미프로를 거치지 않고 바로 프로화를 선언하지 않은 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실업탁구연맹은 지난 2002년 10월 역시 세미프로 대회를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화에 성공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실업탁구연맹이 긴 호흡으로 프로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탁구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시멘트 탁구팀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2년 7개월 만에 해체하게 된 것도 이번 결정에 한 몫을 했다. 대한탁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탁구라는 브랜드가 구단주들에게 인정받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프로화 추진이 결코 쉽지 않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만약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을 경우 프로와 아마추어의 상생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동안 실업팀이 전국체전에 출전해 시군팀에게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뿌리부터 준비할 차례다"며 성급한 기대보다는 꾸준한 관심을 부탁했다. 실업탁구연맹 또한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분위기다. 일단 주관방송사인 KBS N과 협의를 통해 전 경기 생중계를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프로화를 위한 준비 단계를 철저하게 밟아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업탁구연맹은 2010년부터 6년간 세미프로리그를 운영한 뒤 2016년부터 프로 1, 2, 3부 리그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참가하는 아시아 통합리그를 창설하겠다는 뜻을 밝혀 세미프로가 끝이 아닌 시작임을 분명히 했다. 실업탁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프로화의 선결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수익성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긴 안목에서 프로화를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