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유일한 미계약자 프로야구 선수로 남아 연락이 끊긴 채 잠적했던 히어로즈의 우완 투수 조용준(29)이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조용준은 최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원당구장을 찾아 김시진 신임 히어로즈 감독을 만나고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초 구단과 연봉협상이 결렬된 후 홀연히 잠적했다가 7개월여만에 나타난 것이다. 예전 스승이었던 김시진 감독이 팀에 복귀한 것과 때를 맞춰 부활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조용준이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 히어로즈 구단은 연봉협상이 결렬된 후 조용준에게 매월 보류수당을 지급해왔다. 때문에 조용준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후 지금까지 지급받은 보류수당을 구단에 돌려주고 나머지 금액을 올해 연봉으로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지급된 보류수당은 35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구단이 당초 제시했던 연봉 8000만원에 사인을 하게 되면 3500만원을 제한 45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조용준으로선 하루 빨리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것이 그나마 보류수당을 줄일 수 있다. 지금 사인하면 10월과 11월치는 피할 수 있고 정상적인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 15일까지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임의탈퇴 선수가 된다. 히어로즈 구단은 조만간 조용준을 만나 연봉계약을 마무리 지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봉협상을 끝내고 22일부터 시작된 제주도 마무리 훈련에 조용준을 합류시킬 예정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적으로 재활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조용준의 현재 몸상태는 예상외로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100m 롱토스에도 어깨 통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마무리훈련부터 착실하게 쌓으면 내년 시즌 전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조용준은 2005년 9월 어깨 수술을 받고 3년간 재활에 힘썼다. 김시진 감독은 조용준의 부활여부에 신중한 태도이다. 김 감독은 “예전 구위를 회복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하지만 본인이 착실하게 훈련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반가운 점”이라며 조용준이 1군 전력으로 합류해주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조용준은 빠른 볼과 칼날 슬라이더를 앞세워 2002년 신인왕에 오르고 2004년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쥔 국내 최고 마무리투수였다. ‘조라이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슬라이더가 예리했다. 2005년 역대 4년생 최고연봉 2억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나 부상으로 2007년 1억6000만원으로 깎였고 올해 8000만원을 제시받자 “도저히 사인할 수 없다”고 버티며 대립하다가 훌쩍 사라졌다. 자칫 ‘그라운드의 미아’로 전락해 야구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였던 조용준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 [PO] 달의 역습, 태양을 삼키는가. ▶ [PO] 이종욱, '3박자' 모두 갖춘 최고의 톱타자. ▶ [PO] 채상병-박석민, '킬러 본능' 과시할까. ▶ [PO] 두산-삼성 방망이, '왼손에 웃고 울고'. ▶ [PO]두산 타선, 짜임새와 균형감 갖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