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도 내가 직접 다그치지는 않는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선수들의 주루사나 도루자에 대한 관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은 2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주자들이 미숙한 주루 플레이가 나오더라도 이를 나무라거나 하지는 않는 편이다. 오히려 주자들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 베이스 더 가는 '발야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 4회에 있었던 고영민(24)의 1루 견제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 이야기는 이미 김민호 주루코치가 (고)영민이에게 지적한 부분이다. 과정 상에서 큰 흠이 없었던 만큼 내가 직접 건드릴 부분은 아니다. 나까지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고영민이 1루 출루 시 리드 폭을 줄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라며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에 대해 큰 제약을 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두산이 그동안 추구해 온 '발 야구'는 많은 도루 시도가 아닌 평상시보다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에 본질이 담겨있다. 올시즌 도중 최동수(37. LG)는 두산의 '발야구'에 대해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플레이를 펼친다. 우익수 방면으로 단타가 나왔을 때 1루 주자들이 '2루에서 멈춰 서겠지'하는 순간 이미 2루를 돌아 3루로 치고 들어가는 순간이 많다. 주자들의 창의적인 플레이가 뛰어나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김 감독의 지론은 경기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주루 플레이가 100% 완벽할 수는 없다"라고 운을 뗀 김 감독은 "성공률이 저조하다면 분명 문제가 있겠지만 단독으로 펼친 플레이던지, 작전에 의한 주루던지 분명 50%는 넘게 성공한다. 실패보다 성공이 많기 때문에 실수가 나와도 이를 꼬집어 말하지 않는 편이다"라며 '발야구'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과정이 안 좋은 데에 대한 김 감독의 지적은 거침이 없었다. 5차전(6-4 승)을 복기한 김 감독은 "이재우(28)가 강약 조절을 해 나가면서 투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를 구사했는데 아무리 힘이 있더라도 삼성 타자들은 이를 공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강약을 조절하면서 던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라며 이재우의 투구에 대해 충고했다. 5차전서 6-2로 앞선 6회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이재우는 7회 2실점하며 추격점을 헌납한 뒤 2⅔이닝 4피안타(사사구 5개) 2실점을 기록한 후 9회 무사 1,2루 위기 상황서 임태훈(20)에게 바통을 넘긴 바 있다. 임태훈은 9회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하며 김 감독으로 부터 극찬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정말 잘 던졌다"라며 임태훈의 투구를 높이 평가한 김 감독은 "(임)태훈이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다. 직구-슬라이더 패턴으로 투구하는 경우가 많은 데 그 정도 옵션을 갖춘 투수를 공략할 수 없는 타자는 프로 무대에 없다. 시즌 후 스프링캠프 등에서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느린 변화구를 체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