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태양' 삼킨 '달' 김경문, 이번엔 '야신'에 도전
OSEN 기자
발행 2008.10.23 22: 47

똑같은 무대. 똑같은 상대.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두산이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선동렬 감독의 삼성을 5-2로 꺾고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달(MOON)'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까지 '태양(SUN)' 선동렬 감독과 맞붙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 2005년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선 감독에게 4연패, 허무하게 무너졌다. 태양의 눈부심에 달의 은은함은 흔적을 남길 수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의 김 감독은 달랐다. 1승 후 연패를 당했지만 "징크스를 깨고 싶다"는 의지대로 다시 연승으로 살아났다. 결국 달은 태양을 걷어내 지난해 설욕에 성공했다. 두산을 5년 동안 4번이나 가을잔치로 이끌었고 이 중 3번을 한국시리즈로 올려놓았다. 이제 김경문 감독의 두산은 오는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와의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 돌입하게 됐다. SK는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야신(야구의 신)' 김성근 감독의 팀이다. 똑같은 무대, 똑같은 상대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에서 김성근 감독을 만났다. 먼저 2연승을 달려 우승이 바라봤다. 역대 프로야구 사상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따낸 팀이 정상을 밟지 못한 예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차전을 내준 뒤 내리 3패를 더하며 4연패, 어이없이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달이 야신을 상대로 또 다른 설욕에 나설 차례가 온 것이다. 모든 상황은 두산보다 SK에 유리하다. 두산은 삼성과 6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이날은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51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체력적으로나 전력면에서도 SK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때도 그랬다. 미국, 쿠바, 일본 등 쟁쟁한 국가들이 버티고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세계 속의 '달'로 주목받았다. 더구나 예상치 못한 9전전승으로 찰 때로 찬 '풀문(Full Moon)'으로 떠올랐다. 과연 김경문 감독의 한 해 '운'은 '야신' 김성근 감독 앞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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