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하고 저돌적인 톱타자만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종박' 이종욱(28. 두산 베어스)이 플레이오프 6경기서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자랑하며 선봉장 노릇을 확실하게 해낸 동시에 플레이오프 최우수 선수(MVP)로 뽑히는 영광을 안으며 300만원의 상금과 삼성 PAVV 보르도 TV(40인치)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종욱은 23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서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욱은 6경기 성적 5할3푼6리(28타수 15안타) 4타점 3도루로 팀의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끄는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 MVP 타이틀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톱타자 겸 주전 중견수로 매서운 방망이를 보여 준 동시에 수비 면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은 이종욱의 MVP 선정은 당연해 보였다. 특히 이종욱은 플레이오프의 분수령과도 같던 지난 21일 5차전 6-4로 쫓긴 7회말 2사 만루서 진갑용(34)이 때려낸 중전 안타 성 타구를 거침없는 다이빙 후 역동적으로 잡아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몸을 아끼지 않은 호수비를 보여줬던 이종욱은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달려들었다. 옆으로 빠지거나 못 미쳐서 잡지 못했더라면 큰일날 뻔 했으니까"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답변을 내놓는 그의 눈빛은 승패가 달려있던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조금 흔들리기도 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데 대해 묻자 그는 "감이 너무 빨리 올라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내심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첫 포스트 시즌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조금 여유가 생겼다. 일단 겪어봤기 때문인지 오버 페이스로 한국 시리즈서 컨디션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자신감과 신중함을 동시에 비췄다.
시즌 초반 올림픽 금메달과 한국 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이루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던 이종욱. 그는 이미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멤버로 활약하며 한 가지 목표는 달성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두 번째 토끼를 쫓고 있는 이종욱이 어느 해보다 값진 2008시즌을 구가할 수 있을 지에 팬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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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 6차전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1,2루 이종욱 우전 1타점 안타를 치고 1루에서 환호 하고 있다./잠실=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