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6차전] 정재훈, '3승' 거둬들인 필승카드
OSEN 기자
발행 2008.10.23 22: 50

그가 돌아왔다. 2005시즌 이후 두산 베어스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정재훈(28)이 '롱 릴리프'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팀의 4승 중 3승을 따내며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정재훈은 23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에 선발 이혜천(29)에 이어 5회 2사 3루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자신의 포스트 시즌 3승 째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정재훈이 올린 성적은 4경기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3.86이다. 사실 정재훈은 올시즌 김경문 감독의 믿음을 희석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며 2군으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겪기도 했다. 지난 7월 29일 잠실 롯데전서 3-0으로 리드한 9회초 등판했으나 ⅓이닝 3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불을 지르며' 3-4 연장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그는 이튿날 2군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다른 선수들이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서 훈련에 돌입하는 동안 그는 2군과 함께 지내는 동시에 선발-중간 계투로 5경기에 등판, 망중한 속에서 자신의 한계 투구수를 늘여갔다. 후반기에 맞춰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정재훈은 선발 투수로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반기서 2승 2패 17세이브 평균 자책점 4.88로 불안했던 정재훈은 후반기 분발하며 3승 3패 18세이브(5위) 평균 자책점 3.23의 시즌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정재훈이 아니더라도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마무리 투수로 기용할 예정이다"라는 말로 정재훈의 승부욕을 불러 일으켰다. 팀의 '수호신'에서 '롱 릴리프'로 강등당한 정재훈이었으나 그의 투구는 마무리로 나설 때보다 더욱 빛을 발했다. 특히 그는 위기 상황서 삼성 타선의 추격세를 끊어 놓는 모습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비록 삼성 선수단과 팬들을 설레게 하는 '집필 본능'이 발휘될 때도 있었으나 승패를 바꿔 놓는 결정적인 실점은 없었다. 2006시즌 이후 '미스터 게임오버'라는 원래 별명에 2% 부족한 모습으로 팬들로부터 '정작가', '아스트랄 정'이라는 달갑지 않은 새 별명을 얻기도 했던 정재훈. 그러나 그는 플레이오프서 팀의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끄는 동시에 자신의 숨겨졌던 진가를 다시 한 번 발휘했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플레이오프6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졌다. 5회초 2사 1,3루 양준혁을 삼진으로 처리한 정재훈이 환호하고 있다./잠실=손용호 기자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