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치른 것 같네" 51분 간의 우천 중단을 겪고 난 후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의 첫 마디가 이어졌다.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김 감독은 23일 잠실 구장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서 4-2로 승리를 거둔 후 "이제 진출이 결정됐으니 간단히 미팅을 가진 후 코치 진과 모여서 남은 이틀 간 준비과정을 상의할 것이다.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한국 시리즈를 앞두고 준비 계획을 밝혔다. 뒤이어 김 감독은 "파트너 정해졌으니 그에 대해 대비하겠다. 선수들이 지난 해 고배 마신 만큼 이길고 싶은 마음 강할 것이다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지난해 2승 4패를 안긴 SK에 대한 필승 의지를 넌지시 드러냈다. 한국 시리즈 진출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에 대해 김 감독은 "일단 투수진에서 (이)혜천이가 중요한 게임 마다 잘 던져줬다. 정재훈이라던지 이재우도 오늘(23일) 경기서 잘 던져줬다. 투수들이 대체로 잘 던졌고 오재원이나 이종욱 등 테이블 세터들이 자주 출루하면서 중심 타선에 찬스를 제고으 부담감 없이 찬스를 제공했다"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해 한국 시리즈서 기세 싸움이 대단했던 것과 비교해 김 감독은 "야구는 그러한 감정 싸움으로 가서는 안된다. 삼성을 이기는 데 최선 다했고 지난해와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라며 경기력의 충돌을 바란 뒤 "SK는 빈 틈이 없는 팀이고 빠른 야구를 구사한다. 우리의 '발야구'는 그쪽에서도 대비했을 것이다. 특히 박경완이라는 좋은 포수의 볼배합이 탁월한 만큼 그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박경완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김성근 감독이 "두산의 기동력에 주의해야 겠다"라고 밝힌 데 대해 김 감독은 "오늘 경기서 고영민의 도루자 등이 있었다. 앞으로 천편일률 적인 도루 신봉이 아닌 컨디션 좋은 선수들을 중용하겠다. 이번 한국 시리즈는 정석적인 것이 아닌 플레이오프처럼 상대팀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대비책을 이야기했다. 지난해와의 비교에 대해 김 감독은 "우리는 큰 경기에 지면 내리 지고 분위기를 타는 팀이었는데 플레이오프서 이것을 깼다. 지난해 한국 시리즈 패배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이종욱 같은 발 빠른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을 잘해서 시리즈를 잘 치르도록 하겠다"라며 "투수진에서 복병이 나타나야 한국 시리즈서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좌완 계투 쪽에서 기대한다"라는 말로 '히든 카드' 원용묵에 대한 기대감을 비췄다. 지난 시즌 한화를 플레이오프서 3승으로 일축하고 올라갔으나 한국 시리즈서 2승 4패로 준우승에 그친 데 대해 김 감독은 "사실 3승 진출 때는 체력 비축으로 이길 수 있겠다 싶었으나 그것도 아니었다. 내가 선수들을 긴장시키면서 다스려야 했는데 아쉬웠다"라고 밝힌 뒤 "경험을 쌓은 한국 시리즈였다. 플레이오프서 연장전도 하고 힘들게 치렀으나 이는 분명 선수들에게 도움 되었을 것이다"라며 선수들의 실전 경험을 높이 샀다. 뒤이어 김 감독은 "SK는 충분히 휴식 취하면서 힘을 비축했으나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다. 쉰 팀이나 경기를 한 팀이나 장단점이 저마다 있을 것이다. 노력해서 6차전 이상 가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한국 시리즈에 대한 출사표를 던졌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