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영화산책]김아중과 김민선이 닮았다? 늘씬한 미녀스타라는 사실 이외에 별다른 공통점이 없을 것같은 두 배우의 어디가 닮은 것일까. 용모 얘기는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출연을 위해 정화수 떠놓고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는 바로 그 점이다. 김민선은 조선시대 천재화가 혜원 신윤복을 남장여인으로 묘사한 팩션 사극영화 '미인도'의 주연을 맡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때마침 같은 소재를 다룬 문근영 주연 TV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방송중인데다 혜원의 '미인도' 진품이 2년만에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성황리에 공개중이라 관심을 더하는 중이다. 1. 김민선 스토리 김민선에게 '미인도'는 어떠 의미였을까. 얼마전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그녀는 “사극 ‘미인도’의 신윤복 역할을 너무 하고 싶었다. 캐스팅이 끝내 안됐으면 정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려고 했다. 주연을 따내자마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신윤복 그림을 찾았다"며 북받친 감정을 쏟아냈다. '미인도' 제작사가 신윤복 역의 여배우 캐스팅에 나설 당시, 김민선은 1순위 후보가 아니었다. 전윤수 감독 조차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게 후일 밝혀진 에피소드다. 그러나 '미인도' 시나리고를 읽고나서 푹 빠져든 김민선은 매니저를 통해 '신윤복 역할을 꼭 맡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매니저가 몇 차례 오간 뒤에도 일의 진척이 더되자 김민선 본인이 직접 나섰다. '자신이 왜 신윤복 역할에 적합하고 잘할수 있는 가'를 제작진과 감독 등에게 전달했고 그녀의 열정은 이들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을 처음부터 각오했던 ‘미인도’는 신윤복과 그의 걸작 ‘미인도’를 둘러싼 욕망과 질투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여배우 노출이 심하고 많은 영화다. 일부 여배우들이 이를 주저하는 사이, 여주인공 자리는 적극적으로 나선 김민선의 몫으로 돌아간 게 당연한 귀결이었다. 김아중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지금은 어엿한 흥행 배우고 톱스타지만 세번째 영화 출연작 '미녀는 괴로워'(이하 '미녀') 출연 이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2. 김아중 스토리 그런 그녀가 첫 주연 영화 '미녀'에서 대박을 터뜨렸던 성공 비결은 인고의 세월을 참고 보낸 끈기와 인내다. '미녀'는 재주 좋고 심성 착한 수퍼 비만녀가 전신 성형수술을 받은 뒤 미모의 늘씬녀로 바뀌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특수분장을 통해 169cm 95kg 뚱뚱녀를 실감나게 연기했고 멋들어진 노래와 춤 실력까지 곁들였다. 김아중에 의한, 김아중을 위한, 김아중의 영화가 '미녀는 괴로워'였지만 제작 초기, 캐스팅 후보는 여럿이었다. 2005년 하반기 시나리오를 받았던 그녀가 정식으로 '꼭 출연해 달라'는 캐스팅 제의를 받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던 이유다. '미녀는 괴로워'의 시나리오를 건네받은 당시 특A급 여자 스타들은 전신성형 미인이라는 소재에 혹시 이미지를 다칠까 걱정해서 고개를 흔들었다는 후문이다. 결국 차례는 춤과 노래 등 다방면에서 주인공 한나 역 연기에 적임자였던 김아중에게 돌아갔고 결과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공교롭게 '미녀'를 거절했던 몇 몇 스타들은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거꾸로 김아중은 대종상 여우상 부터 각종 영화제를 휩쓴 한 해로 기억되고 있다. 김민선과 김아중, 다른 톱스타들이 이미지를 고려해 주저했던 배역을 자신의 의지로 꿰차서 성공의 문을 노크한 당찬 여배우라는 점에서 닮아도 정말 닮아 보인다. mcgwire@osen.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