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가 도대체 뭐길래?
OSEN 기자
발행 2008.10.25 08: 18

'미인도'가 도대체 뭐길래? 요즘 TV와 스크린, 전시회 등 서로 다른 매체 장르에서 동시에 신윤복의 '미인도'가 뜨고 있어 화제다. 마포 돼지갈비와 논현동 가구거리 마냥 동종 업체들이 한 데 모여 손님들의 발길을 끄는 것마냥, 동시다발적으로 '미인도'를 소재삼은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250년 태어난 조선시대의 천재화가 혜원 신윤복이 그 중심에 있다. 신윤복이 남장여자였다는 가정으로 출발한 팩션 사극영화 '미인도'와 TV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혜원의 '미인도' 진품이 2년 만에 다시 공개되며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신윤복은 그의 화풍과 작품들이 국내 화단에 미친 지대한 영향에 비해 역사적 기록이 적은 화가다. 그래서 작가적 상상력이 발휘될 여지가 많았고 지난해 소설 출간에 이어 영화, 드라마 등으로 속속 발표되는 중이다. 먼저 올 가을 웰메이드 사극 멜로를 표방하는 영화 ‘미인도’는 조선 후기 3대 풍속화가 중 한 명인 신윤복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다. 영화는 천재화가의 사랑과 욕망을 격정적으로 그릴 뿐만 아니라 혜원 신윤복의 명화들도 함께 등장시킨다. 혜원의 대표작인 ‘미인도’와 함께 대담한 묘사와 색감이 탁월한 관능미를 보여주는 또 다른 걸작 ‘월야밀회’ , 그리고 ‘단오풍정’ ‘월하정인’ ‘이부탐춘’과 김홍도의 대표적 풍속화 중 하나인 ‘씨름도’ ‘습득도’ 등 숱한 걸작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신윤복이 여자였다'라는 똑같은 가정 아래 출발한 영화 '미인도'와 드라마 '바람의 화원'. 각각 신윤복을 연기한 여주인공들의 개성 연기도 화젯거리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문근영이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 남장 신윤복 역을, 늘씬한 섹시녀 김민선은 팩션 사극 '미인도'에서 같은 배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두 미녀 스타의 신윤복 남장 연기는 같은 듯 전혀 다르다. 먼저 SBS 수목 드라마로 출발한 문근영의 경우 귀엽고 활기찬 선머슴다운 모습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민여동생 타이틀을 막 떼어낸 문근영은 성숙함과 앳된 용모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여전한 동안을 과시하는 중이다. 이에 비해 여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신으로 논란이 됐던 김민선의 '미인도'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다. ‘미인도’의 신윤복은 그림을 위해 남자로 살기를 택했으나 사랑 앞에서는 여자이길 원했던 비극적 운명의 여인이다. 드라마와 달리 스토리 전개에 거의 제한을 받지 않은 탓에 남장여자 신윤복의 요염하고 여성미 넘치는 매력에 한껏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영화, 드라마에 쏟아지는 관심에 힘입어 서울 간송미술관에서 12일부터 열리고 있는 '보화각 설립 70주년 기념 서화대전'은 때아닌 관객 폭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번 미술전에는 신윤복의 '미인도'가 담긴 국보 135호 '혜원전신첩'이 나왔고 관객들은 저마다 '미인도'를 찾기에 바쁘다. 간송미술관 측은 "'미인도'가 예전에도 여러 번 전시됐지만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개막 첫날에만 2만여명이 입장한 이번 전시회는 주말의 경우 한 두시간을 기다려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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