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책임감과 아버지로서의 사명감이 큰 무대에서의 활약을 낳고 있다".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역전 3점포에 대한 일본 언론의 반응이 상당하다. 이승엽은 24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CS) 2스테이지 3차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 2사 2, 3루에서 좌중월 역전 스리런 아치를 그려냈다. 경기는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시리즈 전적을 2승 1무 1패로 끝내 앞으로 1승만 더 거둘 경우 일본시리즈이 가능해졌다. 이에 , 등 일본 스포츠지는 큰 경기에서 강한 이승엽을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특히 는 "5번 타자로서의 책임감과 아버지로서의 사명감이 곧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이승엽의 활약에 대해 전했다. 무사 2, 3루에서 찬스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전날(23일) 경기에서 2홈런에 6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친 3번 오가사와라와 4번 라미레스가 잇따라 물러났다. 이에 5번 타자 이승엽은 "나도 그럴 수는 없었다"며 "어제는 2명이 경기를 결정지었지만 오늘은 내가 그렇게 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관중석에서는 아내 이송정 씨와 아들 은혁군까지 와서 앉아 '아버지 이승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승엽은 "아내와 아이도 보러 와 있어 좋은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웃었다. 이 신문은 아버지 이승엽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 8월 3살이 된 이승엽의 아들 은혁군은 장난감 배트와 야구공으로 함께 놀만큼 성장했다. 아빠의 직업이 야구선수라는 것도 알고 있다. 시즌 초 2군으로 떨어지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을 때에 대해서도 "가족이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고 말해왔다. "팀을 이길 수 있도록 공헌하고 싶다"는 이승엽에 대해 이 신문은 '언제나 믿음직하다. 완전부활한 아빠가 일본시리즈 탈회의 키맨이 된다'고 표현했다. 그 외 는 "이승엽이 3번과 4번을 구했다"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말을 인용해 이승엽을 부각시켰다. 그만큼 필요할 때 이승엽의 홈런이 터져 더 극적이었다. 시즌 초 와타나베 쓰네오 구단 회장도 일어서 기쁨을 나타냈다. 와타나베 회장은 지난해 요미우리가 주니치와의 CS 2스테이지에서 3연패하자 "요미우리 용병농사는 망쳤다"며 그 책임을 이승엽에게 돌리기도 했다. 당시 이승엽은 3경기에서 홈런이나 타점을 기록하지 않은 채 단 3안타만 때렸다. 결국 이승엽의 역전 3점포는 지난해 CS 때의 자존심 회복은 물론 올 시즌 전반기의 부진을 한꺼번에 털어내준 한 방이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