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포스트 시즌이 눈앞에 다가왔다. 두산 베어스의 신인 우완 박민석(19)과 신고선수 출신 좌완 원용묵(22)이 한국 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박민석과 원용묵은 지난 23일까지 일본 미야자키서 열린 휘닉스 교육리그에 참가하다가 24일 리그 종료와 함께 귀국했다. 박민석은 플레이오프 직전까지 팀 훈련에 참여한 뒤 플레이오프 엔트리 등록에 실패하며 미야자키로 향했다 다시 1군에 복귀하게 되었고 원용묵은 지난 5일 일찌감치 교육리그에 참가했다가 연일 호투를 선보인 덕택에 데뷔 첫 포스트 시즌을 맞게 되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2차 7순위로 신인지명 막차를 탄 박민석은 올시즌 15경기에 등판해 1패에 그쳤으나 평균 자책점 1.63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두산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즌 도중 한화 김인식 감독은 박민석을 가리켜 "굉장히 좋은 유망주다. 수년 후에는 임창용(32. 야쿠르트)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례적인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박민석은 고교 시절 보기 드물게 완급 조절 능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춘 선발형 맞춤 투수로 극찬을 받았던 투수다. 고교 3학년 시절 오버핸드 투구폼으로 바꿨다가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는 바람에 2차 지명서 순위가 크게 밀리기는 했지만 2학년 때까지의 가능성만 봤을 때는 분명 '1인자'의 풍모를 보여주던 투수 중 한 명이었다. 박민석은 올시즌 SK를 상대로 5경기에 등판해 7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탈삼진 9개를 뽑아낸 구위 또한 대단했으며 피안타율 또한 1할3푼6리에 그치며 대단한 구위를 선보였다. 우완 스리쿼터임에도 불구, 좌타자 김재현(33)을 4타수 무안타(삼진 2개)로 봉쇄했다는 점 또한 이채롭다. 올시즌 단 1경기 출장에 그쳤던 원용묵의 가세는 그야말로 깜짝 카드와도 같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정규 시즌 출장이 없던 이혜천(29)을 미야자키 교육리그서 데려오며 한국 시리즈 엔트리에 등록했으나 이혜천은 1998년 데뷔 이후 베어스 왼손 계보의 한 축이 되었던 선수다. 그에 반해 원용묵은 두산 팬들에게도 그리 익숙한 선수가 아니다. 청원고(전 동대문 상고) 시절 볼끝이 묵직한 왼손 투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3학년이 되어서는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며 드래프트서 고배를 마셨던 원용묵은 또 하나의 '연습생 신화'를 노리는 투수이기도 하다. 올시즌 원용묵은 2군 리그서 13경기에 계투로 주로 등판하며 2패 1홀드 평균 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표본이 적을 뿐 더러 24⅔이닝 동안 사사구 14개로 제구력에서도 약점을 보인 원용묵이었지만 두산 입단 이후 투구폼 수정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입단 시 몸을 비트는 듯한 투구폼을 가지고 있었던 원용묵은 이후 투구폼 수정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교육리그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확인했다. 최고 148km에 이르는 묵직한 볼끝도 무시할 수 없다. 원용묵은 지난 2시즌 동안 SK전 등판이 없던 투수다. 투수 본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나 맞대결한 경험이 없다는 점은 상대 타선에도 부담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변수는 투수 본인이 얼마만큼 강심장을 발휘하는 가에 있는데 원용묵은 교육리그서 요미우리와의 경기서 꽤 호투를 펼쳤다. 11일 요미우리전서는 1.5군 선수들을 상대로 선발 등판,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쳤고 20일 경기서는 이승엽(32)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승부처에서 제구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팀의 믿음을 사지 못했던 원용묵이었지만 교육리그서 그는 분명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게 된 박민석과 원용묵. '깜짝 발탁'으로 두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유망주가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으로 계투진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지 점점 기대가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박민석-원용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