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박지선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인기 캐릭터였던 만사마로 변장한 데 이어 ‘웃찾사’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의 달인, 왕비호로 분해 웃음을 선사했다. 24일 방송된 ‘웃찾사’에서는 달인과 왕비호가 등장했다. 실제 김병만, 류담, 노우진 등 ‘달인’ 팀이 등장하고 윤형빈이 출연한 것이 아니라 개그 소재로 패러디 됐다. ‘MC리의 믿거나 말거나’ 코너에서는 “‘달인’의 웅담(류담 패러디)입니다. 오늘은 16년 동안 트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달인을 모셔보겠습니다”며 ‘달인’에서 했던 개그를 선보였다. ‘절대감 박사장님’ 코너에서는 이용진뿐만 아니라 이재형도 왕비호 의상을 입고 출연했다. 이용진은 “‘개콘’ 왕비호 잘 들어. 내가 너보다 더 비호감이야”라고 독설 아닌 독설을 날렸고 이재형은 ‘저질 댄스’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에 앞서 19일 방송된 ‘개그콘서트-대포동 예술단’에서는 개그우먼 박지선이 만사마 정만호와 판박이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가 됐다. ‘뚜루뚜 뚜뚜 뚜루뚜 뚜뚜’ 멜로디의 고유 음악을 그대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의상과 모션, 표정까지 100% 재현해 박수를 받았다. 최근 코미디에서 방송사 간 경계 허물기는 더 과감해 졌다. 타 방송사를 언급하는 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그대로 모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개그맨들끼리 이런 캐릭터 차용은 암묵적으로 용인 된다. 한 개그맨은 이에 대해 “실제 당사자들에게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개그 소재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오히려 캐릭터를 차용하면 오리지널에게 좋은 것 아니냐”며 긍정적인 면을 설명했다. 하지만 똑같이 캐릭터를 차용해 웃음을 만들었지만 반응은 제각각이다.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간 패러디가 아닌 단순 ‘카피’(모사)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신선하고 창의적인 개그 계발에 노력해달라” “소재가 떨어져 남의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하는 무성의로 보인다”고 평하기도 한다. 캐릭터 차용도 좋은 개그 소재가 될 수 있지만 독창적인 해석이나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 채 ‘따라하기’에 급급하다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수 없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