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클럽'의 장기 집권도, '엄마가 뿔났다'의 고공 비행도 사라졌다. 뚝 떨어진 낮 기온이 가을을 실감하게 하는 10월의 마지막 주말, 지상파 TV의 드라마 경쟁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할 정도의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불과 한 달전까지 주말극 시장은 양강 체제로 나뉘었다. 김수현 작가의 KBS 2TV '엄마가 뿔났다'와 4겹 불륜을 다룬 SBS '조강지처클럽' 30%대 시청률로 시청자를 양분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주말극 정상을 다퉜던 두 드라마가 올 가을 나란히 퇴장하면서, 처음에는 전작들의 후광을 등에 업은 KBS 2TV '내사랑 금지옥엽'과 SBS '가문의 영광'이 패권을 이어받나 했더니 금세 도토리 키재기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가을 비 뒤에 기온 떨어지 듯 '내사랑 금지옥엽'과 '가문의 영광'은 방송 첫 주말 때의 높은 시청률에서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TNS코리아 조사결과 25일 '내사랑 금지옥엽'의 전국 시청률은 18.8%. 첫 방 당시 20% 중반을 웃돌았던 '엄뿔' 효과는 완전히 사라졌다. '가문의 영광'도 비슷한 경우다. 이날 16.3%를 기록해 '조강지처클럽'의 고정 시청자를 조금씩 까먹어가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기존 드라마들이 눈에 띄게 치고 올라오지도 못하면서 주말 드라마 시청률은 모두 10%대 안에서 평준화를 이루고 있다. 오랜 침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MBC 주말극 '내인생의 황금기'가 12.6%, 주말특별기획 '내여자' 8.9%로 여전히 3사의 평균 시청률 경쟁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경쟁 시간대 드라마들의 시청률이 반토막 나면서 격차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신데렐라 드라마를 표방한 SBS 주말극장 '유리의 성'은 15.5%를 기록해 나름대로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KBS 2TV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은 1TV에서 채널을 옮긴 뒤의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채 8.8%로 날개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