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명랑히어로-두 번 살다’가 생전 장례식이라는 가상 컨셉트를 도입한 후 갈수록 심해지는 스타들의 뒷담화와 폭로 등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15일 방송된 ‘명랑히어로-두 번 살다’에서는 개그우먼 박미선의 생전 장례식이 치러졌다. 20년이라는 방송 경력답게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김지선, 임예진, 신영일, 박준규, 정정아, 김영철, 송은이, 김숙 등 많은 동료들이 조문객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가상 장례식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는 기획 의도가 무색할 정도로 주인공의 뒷담화로 이어졌다. 이 날 모인 MC들과 출연자들은 박미선의 과거를 폭로하기 시작했고 ‘SBS PD들이 박미선을 많이 좋아했다’ ‘박미선을 좋아하던 PD가 결국 다른 탤런트와 결혼했다’ ‘그래서 한동안 박미선이 SBS에서 활동하기가 힘들었다’ 등의 말들이 오고 갔다. 또 박미선의 남편인 이봉원에 대한 험담도 이어졌다. 출연자들은 ‘이봉원이 개그맨 MT에 가서 옷을 벗고 술주정을 부리며 박미선을 찾았다’ ‘하는 사업마다 망해서 박미선을 힘들게 했다’ 등 가정사를 들먹이며 주인공 박미선을 당황하게 했다. 결국 이 날 방송내용의 마지막 부분인 박미선을 위한 추도문 낭독 시간과 박미선의 유언을 듣는 짧은 시간 외에는 ‘인생 중간 점검 프로젝트’와 어울리지 않는 내용들이 오고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추석 특집으로 시작된 ‘명랑히어로-두 번 살다’는 이경규의 생전 장례식을 시작으로 많은 논란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포맷이 신선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초기의 기획 의도가 사라지면서 결국 스타 뒷담화와 폭로만 남았다는 평가다. 또 과거 ‘명랑히어로’ 토론장에서 제 각각의 역할을 해 오던 MC들이 현재는 조문객들을 안내하고 그들과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얘기하는 존재로 남으면서 그들의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게시판에는 ‘여러 명의 MC와 조문객들이 출연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장례식 주인공의 단점을 말하라고 부추기는 MC들의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 ‘조문객들 중 정말 친한 지인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기 위해 오는 조문객도 있는 것 같아 출연 의도가 의심스러웠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연출을 맡은 김유곤 PD는 생전 장례식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면서 “계속되는 저조한 시청률도 고민이었고 무거운 시사 보다는 예능 적인 면에 치중하기 위해 새롭게 포맷을 변경했다”고 밝힌 바 있다. 25일 방송된 ‘명랑히어로’의 시청률은 지난 주 7.1%에서 8.9%(AGB닐슨)로 상승하며 시청률적인 면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본 듯 하다. 하지만 엄숙해야 할 장례식을 예능의 소재로 삼으며 스타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겠다던 ‘명랑히어로’가 정작 ‘인생 반성의 장’이 아닌 ‘뒷담화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ricky33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