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의 두산 베어스가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은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작년 우승팀 SK를 맞아 외국인 우완 선발 랜들의 호투와 홍성흔의 쐐기 홈런 등을 앞세워 5-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 SK에 당한 한국시리즈 4연패를 끊으며 중요한 1차전 승리를 따냈다. 플레이오프서 삼성과 혈전을 벌인 끝에 4승 2패를 거두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초반 선취점을 내주고 득점찬스에서 잇딴 병살타로 고전했으나 중반 대반격에 성공했다. 선발 랜들의 쾌투와 김경문 감독의 신들린 ‘대타작전’이 돋보였다. 더욱이 상대 에이스인 좌완 김광현을 무너트리고 거둔 승리여서 의미가 값졌다. 2회말 수비서 SK 4번타자 김재현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일격을 당한 두산은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해 힘든 경기를 벌였다. 1회 SK 에이스 김광현이 컨트롤 난조로 톱타자 이종욱과 2번 오재원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후속타 불발로 찬스를 놓친 두산은 2회 무사 1루서 런앤히트 작전 실패, 3회와 4회 병살타로 득점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채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광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두산은 5회초 공격서 선두타자 채상병이 3루 직선타구를 날려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다음타자 전상렬의 보내기 번트 성공과 후속 이종욱 타석 때 SK 포수 박경완이 패스트볼 실수로 1사 3루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이종욱이 전진수비를 펼친 SK 유격수 나주환과 2루 베이스 옆을 가르는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6회초에는 투구수가 많은 김광현을 집중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1사후 김동주가 좌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데 이어 2사후 고영민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3루 찬스에서 두산 벤치는 6번 이대수를 빼고 최준석을 대타로 기용했다. 최준석은 볼카운트 1-3에서 김광현의 변화구를 받아쳐 3루 베이스 옆을 통과하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발빠른 1루주자 고영민까지 홈인, 2타점짜리 역전 결승타였다. 3-1로 앞서며 후반 승기를 잡은 두산은 7회 이종욱의 안타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 굳히기에 들어갔다. '오버맨' 홍성흔은 9회초 마지막 공격서 SK 좌완 구원 이승호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트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후반 득점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 SK 추격을 따돌렸다. 플레이오프 MVP인 톱타자 이종욱이 2안타 1타점으로 공격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플레이오프 막판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랜들은 최고구속 시속 142km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낮게 제구하면서 SK 강타선을 5.1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랜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특급 믿을맨인 우완 이재우가 3.2이닝 1실점으로 호투, 세이브를 따냈다. 지난 5일 히어로즈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 21일간 훈련만 쌓으며 결전을 대비했던 SK는 떨어진 경기 감각이 문제였다. 2회 선두타자 김재현이 랜들의 직구(137km)를 통타, 중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포문을 열었으나 타선이 전체적으로 랜들의 호투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 믿었던 에이스 김광현도 초반에 컨트롤이 흔들리며 투구수가 많아지는 바람에 중반 두산 타선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지 못한 채 패전이 됐다. 5.2이닝 5피안타 6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SK 타선은 1-4로 뒤진 7회말 나주환의 안타와 정근우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다시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랫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는 바람에 경기 감각이 무뎌진 탓인지 6안타에 그쳤다. sun@osen.co.kr 4-2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없는 상태서 두산 5번타자 홍성흔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날리고 환호하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인천=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