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그 프로에 전 국민의 안티를 표방하며 성공한 개그맨이 있다. "누구?"라고 되묻는 이 개그맨은 뻔히 알면서도 그 대상에 관심을 모으려는 의도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이 팀 당 3경기를 남겨 놓은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선두 경쟁만큼은 그 주인공을 쉽게 알 수 없다.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치열할 뿐이다. 유력한 후보를 꼽는다면 셋이다. 전반기 은인자중하면서 기회를 모색하던 서울(승점 48점, +19)이 첫 번째라면 전반기 독주를 거듭하던 수원(승점 48점, +18)이 두 번째요, 수원의 유력한 경쟁자였던 성남(승점 47점, +24)이 마지막이다. 서울은 1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는 등 최근 분위기가 좋다. 여기에 전력의 밸런스가 그 어떤 팀보다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주영의 이적 그리고 정조국의 부상 등에도 불구하고 이승렬, 이상협 등 젊은 피가 가세하면서 난적 성남을 잡고 선두로 도약했다. 후반기 들어 3연패를 거두는 등 흔들리던 수원도 컵대회 우승을 손에 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최근 정규리그서 2연승을 거둔 데 이어 힘겨운 포항 원정에서 승점 1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수원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쉽게 알 수 있다. 서울에 패하며 선두에서 밀려난 성남도 전열만 가다듬으면 얼마든지 우승 경쟁에 뛰어 들 수 있다.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에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경쟁력은 충분하다. 1위와 3위의 승점 차이가 1점에 불과한 만큼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경쟁의 치열함을 알 수 있다. 결국 우승 경쟁은 맞대결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수원과 서울은 오는 29일 24라운드서 맞대결을 펼치는 만큼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팀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정규리그 우승 경쟁만큼 치열한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후보과 대결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이들과 대결에서 무승부 혹은 패할 경우 우승 가능성은 사라진다. 특히 성남은 6위 인천(승점 32점)과 8위 전북(승점 28점) 그리고 11위 대구(승점 25점) 등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들과 마지막 3경기를 치르게 되어 있어 한 치의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다. stylelomo@osen.co.kr 수원 차범근-성남 김학범-서울 귀네슈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