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 연말 극장가에 이색적인 소재를 앞세운 동서양 시대극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8대 기서 요재지이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 멜로 ‘화피’와 18세기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조지아나 공작부인의 삶을 다룬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 그리고 신윤복이 여자라는 발칙한 상상으로 시작된 조선 멜로 ‘미인도’가 그 주인공이다. 23일 개봉한 판타지 멜로 ‘화피’는 지금으로부터 2천년 전인 중국의 한ㆍ조 시대를 배경으로 사랑을 위해 요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왕생 장군의 아름다운 부인(조미)와 장군(진곤)의 마음을 갖고 싶었던 매혹적인 요괴(주신)의 기이한 사랑을 몽환적으로 담은 영화. 특히 ‘화피’는 ‘중국의 아라비안나이트’로 불리는 8대 기서 요재지이 속의 한 에피소드를 재해석한 인간과 요괴가 어우러진 기이한 세상을 배경으로 해 독특한 소재를 자랑한다. 김민선의 파격 노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미인도’는 에로틱하고 관능적인 그림을 그렸던 화가 신윤복이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시작된 영화다. 그림 때문에 남장을 해야 했지만 사랑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어했던 화가 신윤복과 그녀를 운명처럼 사랑한 남자 강무(김남길), 그리고 제자 신윤복을 탐하는 김홍도(김영호), 그들을 바라보며 질투에 사로잡히는 기녀 설화(추자현)까지 그림 ‘미인도’를 둘러싼 이들의 치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영화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은 18세기 영국을 사로 잡았던 조지아나 공작 부인의 위험한 사랑과 스캔들을 다룬 작품이다. 결혼을 통해 신분상승이라는 부를 얻었지만 남편의 잦은 외도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내던 조지아나 공작부인은 급기야 맞바람으로 18세기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스캔들 메이커. 영화 ‘공작부인: 세기의 스캔들’은 실제 영국에서 있었던 사실이며 실제 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삶과 비슷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영화의 주인공 조지아나 공작부인이 故 다이애나비의 4대 선조로 밝혀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