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때처럼 신중하게 던져야 한다". SK 김성근(66) 감독이 좌완 에이스 투수 김광현(20)에게 아낌없는 조언과 충고를 전했다. 김 감독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전날 선발로 나와 패전 투수가 된 김광현에게 좀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광현은 1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6볼넷으로 3실점(2자책), 패전을 떠안았다. 삼진은 4개에 그쳤다. 이에 감독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전날 김광현의 투구를 복기하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놓고 덤벼드는 모습을 보였다. 삼진을 잡으려는 욕심을 보였다"며 "왜 베이징에서는 잘 던졌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베이징에서는 그 상황에서도신중했다. 그러나 어제는 흥분상태에서 의욕이 앞서다 보니 공이 날렸다"고 분석했다. 기껏 타자를 유리한 상황으로 몰아넣은 후 흥분해 삼진을 잡으려 과욕을 부렸고 공이 높다보니 타자들에게 안타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아직 어린아이"라고 김광현을 표현한 후 "그 상황에서 류현진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완숙미가 없었다. 경기 중 주의를 줬는데도 불구하고 안타를 맞은 공이 다 높았다. 삼진을 머리 속에 넣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 예로 김 감독은 지난해 김광현이 주니치와의 코나미컵에서 호투하다 이병규에게 홈런을 맞은 상황을 들었다. "앞선 타석에서 이병규를 삼진을 잡았기 때문에 기분이 붕 떠 있었다. 그래서 삼진을 잡으려다 홈런을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리니깐 (배울 것이 많아) 좋지만 그 속에서 스스로 깨쳐야 한다. 올림픽 때 왜 잘 던졌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광현에 대한 애정이 담긴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김광현은 원래 슬로 스타트"라며 늦게 몸이 풀리는 만큼 1회 고전한다고 말한 뒤 "분명한 것은 작년보다 두산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다. 그리고 작년은 모르겠지만 올해 김광현은 한 경기에서 볼넷을 6개나 허용할 투수가 아니다"며 김광현의 성장을 인정했다. 그리고 "김광현이 CF처럼 '생각대로' 안됐다"고 껄껄 웃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