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떨리죠. 첫 포스트시즌인데요" 미야자키서 돌아와 생애 첫 포스트 시즌 엔트리에 합류하는 영광을 안은 두산 베어스의 좌완 원용묵(22)이 포스트시즌을 맞는 각오를 밝혔다. 청원고(전 동대문 상고) 출신으로 지난 2005년 신고 선수 입단을 거쳐 프로 데뷔 4년 째를 맞은 원용묵은 일본 미야자키서 열린 휘닉스 교육리그서 센트럴리그 챔피언 요미우리를 상대로 맹위를 떨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끝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올시즌 단 1경기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하는 데 그친 원용묵이었지만 교육리그서 그는 커다란 발전상을 보여주었다.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 경기에 나가게 되면 잘해야 할 텐데"라고 이야기한 원용묵은 지난 11일 요미우리 1.5군과 가진 경기서 선발로 등판,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깜짝 활약을 펼치며 선발승을 거두기도 했다. 입단 이후 몸을 비트는 듯한 투구폼으로 제구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던 원용묵이었지만 교육리그서는 분명 달랐다. 그에 대해 원용묵은 "팔을 이전에 비해 스리쿼터에 가까운 폼으로 내렸다. 팔 각도를 내리는 동시에 제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피칭 연습에 매달려 왔다"라며 비결을 밝혔다. 원용묵은 지난해까지 2군서 팔을 높이 세우는, 다른 정통파 투수들보다 더욱 높이 손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시리즈를 맞는 각오에 대해 묻자 그는 "거창한 각오보다는 그저 열심히 하는 게 최우선이 아닌가 싶다. 그래야 팀에 보탬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다. 지난 2년 간 SK 타자들에 노출되지 않은 채 기량을 연마해 온 '비밀병기' 원용묵이 한국시리즈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자못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