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2차전]김선우, '강함보다 부드러움 아쉬워'
OSEN 기자
발행 2008.10.27 20: 47

[OSEN=김대호 객원기자] 두산 에이스 김선우(31)에게 부족한 점은 무엇일까. 김선우가 또 다시 조기 강판됐다. 이번엔 4이닝 만에 내려갔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2이닝, 4차전 2⅓이닝과 비교하면 안정된 피칭을 보였다고 할 수 있지만 김경문 감독의 기대엔 미치지 못했다. 김선우는 27일 SK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 5회말 무사 2루까지 3점(2자책)을 내준 채 정재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오늘은 김선우가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문제는 김선우의 구위가 김경문 감독의 믿음처럼 모자람이 없는데 나가는 족족 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진다는데 있다. 김선우는 이날도 직구 최고구속이 150km 가까이 이를 만큼 위력적이었다.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안타를 6개나 맞은 끝에 5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아웃된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김선우는 빠른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질을 갖고 있다. 타자들로서는 대응하기 매우 까다로운 투수다. 스포츠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일에는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한다. '강함은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도 있다. 김선우의 투구모습을 보면 공 하나하나에 전력을 기울여 던지는 것을 알 수 있다. 145km를 웃도는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는 130km 후반대를 형성한다. 타자들로서는 제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눈에 익으면 쳐낼 수 있다. 특히 최근들어 타격기술과 선구안이 몰라보게 향상된 국내 타자들을 상대로 빠른 공 일변도의 공은 통할 수 없다고 한다. 투수들마다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앞다퉈 구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선우에게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런 '완급조절'이 아닐까 싶다. 김선우에게도 분명 체인지업과 커브가 있다. 그러나 김선우가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보여준 피칭내용은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강한 피칭'이었다. 국내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분위기에 적응이 덜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구위에 과신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할 만큼 정면승부를 고집했다. 김선우가 120km대의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면 3차례씩이나 조기강판되는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덴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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