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필승불펜이 두산의 파죽지세를 잠재웠다. 지난 26일 1차전에서 2-5로 완패, 수세에 몰린 SK는 2차전에서 불펜을 조기가동, 반격의 1승을 따냈다. 선발 채병룡의 구위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도 5회부터 강판시키고 조기에 불펜투수들을 줄줄이 내세웠다. 이들은 5이닝 동안 단 1안타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출루는 볼넷 1개 뿐이었다. 채병룡은 3회까지는 2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가볍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4회초 채병룡은 김동주와 홍성흔에게 각각 2루타와 3루타를 맞고 2실점, 동점을 내주었다. 모두 우익수 박재홍의 아쉬운 수비 때문에 빚어진 실점이었다. 5회 등판여부가 관심이었으나 두산 타선이 이종욱 오재원 김현수 좌타라인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좌완 정우람을 출격시켜 두산의 공세 차단에 나섰다. 정우람은 이종욱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오재원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견제로 잡아냈다. 아울러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5회를 가볍게 막았다. 1차전 6회초 등판, ⅔이닝 2안타 1실점의 부진을 씻은 피칭이었다. 6회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윤길현은 7회까지 탈삼진 5개를 곁들이는 퍼펙트 피칭으로 두산 타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두산 타자들은 윤길현의 직구와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무력하게 무너졌다. 슬라이더를 기다리면 직구로, 직구를 기다리면 슬라이더로 허를 찌르는 피칭이었다. 이승호와 정대현은 각각 8회와 9회 등판해 역시 퍼펙트로 막았다. 8개 팀 가운데 불펜 방어율 1위다운 힘이 돋보였다. SK 불펜은 1차전에서는 2실점으로 흔들렸지만 2차전에서는 20일을 쉬고 나온 투수들 답게 싱싱한 피칭을 했다. 불펜이 톱니바퀴처럼 제대로 맞물려 돌아갔다. 이날 보여준 SK 불펜이 한국시리즈의 승부카드로 위력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