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본격적인 한국시리즈가 막이 오르 느낌이다. SK는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장단 9개의 안타를 집중시킨 끝에 5-2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추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전날 패배를 고스란히 설욕하는 한판이었다. 이날 경기 내용은 단순히 균형을 맞춘 승리의 의미가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SK 김성근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더라"며 두산 타자들의 빠른 적응력을 칭찬했다. 그러나 3주 동안 실전 경기를 경험하지 못해 전날 패한 SK 선수들은 단 하루 만에 이를 되찾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우선 마운드는 9개의 볼넷을 남발하던 것과는 달리 안정을 되찾았다. 4명의 투수가 나왔지만 볼넷은 2개에 불과했다. 단 하루 만에 스트라이크 존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선발 채병룡은 4피안타 2실점으로 5회를 넘기지 못한 4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그러나 어설픈 실책성 외야 수비로 실점했을 뿐 구위는 두산 타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1개에 불과했다. 5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은 1볼넷, 1삼진으로 1이닝을 무실점했고 윤길현은 2이닝 동안 무려 5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전날 ⅔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한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앞서 등판한 윤길현은 하루 만에 '닥터 K'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2이닝 동안 고영민을 파울플라이로 잡아낸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의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채상병에게 볼넷을 내주고 곧바로 교체되던 전날의 피칭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승호 역시 마찬가지. 1~3번 타자들을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처리, 전날 홍성흔에게 쐐기포를 얻어맞은 아픔을 완전하게 씻어냈다. 김상진 투수 코치는 경기에 앞서 "스트라이크 존을 탓할 수는 없다. 우리나 두산이나 똑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며 "특별한 전략이 있을 수 없지만 좀더 공격적으로 피칭하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격적 피칭'에 대해서는 "직구나 몸쪽 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빨리 나오게 만드는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리한 볼카운트를 빨리 잡아야 하며 최대한 스트라이크 존에서 근접한 공을 던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격은 전날 6안타에서 8안타로 불어났다. 전날 3볼넷을 얻어내는데 불과했지만 이날은 4개의 볼넷으로 찬스를 열었다. 눈에 띄는 큰 폭의 수치 상승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은 하루 전과 분명 달랐다. 게다가 타자들은 안타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하나 같이 타구를 중심에 놓고 받아치는 모습이었다. 수비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4회 우익수 박재홍의 어이없는 실책성 수비나 2루수 정근우의 실책으로 동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차츰 안정되는 모습이다. 오히려 이날은 안정된 수비를 보이던 두산이 4개의 실책을 기록해 비교를 이뤘다. 1승 1패로 시리즈 전적 뿐 아니라 전력에서도 균형을 맞춰 가고 있는 SK와 두산. 이제 본격적인 한국시리즈가 시작됐다. letmeout@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2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졌다. 3회말 무사 정근우의 내야땅볼을 잡은 두산 3루수 김동주의 악송구로 1루수 오재원이 볼을 놓치고 있다./인천=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