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 겸험이 많은 베테랑이 있다면 그만큼 경기 운영은 쉬워진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듯 베테랑 수비수의 실책성 수비가 나오면 팀은 실점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마련이다.
SK와 두산이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서 각각 베테랑 박재홍(35)과 김동주(32)의 수비로 인해 위기를 맞으며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다. 특히 5-2로 승리한 SK는 4회 박재홍의 아쉬운 수비 두 차례로 인해 2-2 동점을 내주는 결과를 낳으며 7회 김재현(33)의 쐐기 투런이 터지기 전까지 경기를 힘들게 끌고 갔다.
실책의 테이프는 김동주가 끊었다. 김동주는 3회말 선두 타자 정근우(26)의 땅볼 타구를 잡아 안정된 턴을 보여준 뒤 1루수 오재원(23)에게 송구했다. 그러나 돌아서서 던진 김동주의 송구는 오재원의 글러브보다 약간 위로 향하며 발빠른 정근우를 출루시키고 말았다. 후속 타자 박재상(26)의 2루수 병살타가 이어진 덕분에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믿었던 김동주의 악송구는 아쉬움이 있었다.
김동주의 악송구는 4회서도 또다시 나왔다. 김동주는 4회 선두 타자 최정(21)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잘 잡고도 높게 뜨는 송구를 보여주며 두산 덕아웃을 아찔하게 했다. 다행히 2루수 고영민(24)이 민첩하게 백업 플레이를 들어간 덕분에 추가 진루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결국 김동주는 이 수비 후 1루수 오재원과 자리를 교대하며 1루수 데뷔전을 치렀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동주의 오른 손목이 좋은 편이 아니라 송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1루 자리로 이동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SK 우익수 박재홍이 4회서 보여 준 두 차례의 수비는 시도가 좋았으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박재홍은 4회 선두타자 김동주의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열심히 쫓아간 뒤 점프 캐치를 노렸으나 이는 글러브를 맞고 2루타가 되었다. 당시 박재홍의 수비는 어느 누구였더라도 당연한 플레이였으나 이는 후속 타자 홍성흔(31)의 3루타로 인해 만회점으로 이어졌다.
홍성흔의 3루타 또한 슬라이딩이 없었더라면 아웃은 못 시켰더라도 단타에 그쳤을 법한 타구였다. 박재홍은 아웃 카운트를 잡고자 몸을 던졌으나 타구는 박재홍의 글러브를 외면한 채 펜스 쪽을 향해 굴러갔다. 우익수 쪽으로 치우쳐 중견수의 백업 플레이가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감안하면 박재홍의 수비 또한 아쉬움이 있었다.
박재홍의 슬라이딩 덕택에 3루까지 안착한 홍성흔은 고영민(24)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으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두 베테랑 모두 힘을 기울여 수비에 나선 모습을 보여 주었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2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졌다. 4회초 무사 2루 두산 홍성흔의 타구에 SK 우익수 박재홍이 몸을 날렸지만 뒤로 빠트리고 있다. 2루주자 김동주가 홈을 밟고 타자주자는 3루까지 진루했다./인천=손용호 기자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