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부터 ‘웰메이드’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던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노희경 극본, 표민수 김규태 연출)이 첫 방송 후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27일 방송된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담백한 이야기 스토리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경쟁작인 MBC ‘에덴의 동쪽’과 SBS ‘타짜’가 자극적이고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 더욱 대조적이었다. 송혜교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맡은 역 중 가장 현실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감독의 작품은 탄탄하면서도 담담한 스토리 구성과 섬세하고 따뜻한 연출로 유명하다. ‘그들이 사는 세상’ 역시 드라마 제작 과정을 현실감 넘치게 그리면서도 따뜻한 감성과 담백한 스토리 구성을 잊지 않았다. 제작진은 방송사를 배경으로 하면서 출연진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 변화를 담담하게 터치하면서 현실감을 살렸다. 첫회에서는 한 때 연인이었던 드라마 PD 준영(송혜교 분)과 지오(현빈 분)가 한 방송국에서 같은 작품을 연출하면서 겪는 갈등을 그렸다. 준영의 고집 때문에 스턴트맨이 큰 사고를 당했고 지오는 밤새 병원을 지키며 걱정한 반면 준영은 피씨방에서 후배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준영은 “열심히 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사고가 났다. 왜 내가 미안해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응수했다. 이런 상반된 모습이 두 사람이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준영은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세지만 다른 사람들을 돌아볼 줄 모르고 지오는 겉으로는 차갑고 냉정한 척 하지만 다른 사람의 아픔을 그냥 넘기지 못한다. 또 방송국 PD로 분한 송혜교의 거친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준영은 지오에게 “쿨하게 보내줘도 지랄이야” “뭐! 할말 없으면 고개 돌려” “더럽다, 주기 싫으면 말아라”라고 거침없이 내뱉었다. 지오는 준영을 혼내면서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심한 말들을 퍼붓고 국장 김민철(김갑수 분)은 “개새끼”를 입에 달고 다닌다. 이런 캐릭터 설정에 시청자들은 “듣기 거북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조금 거칠어 보이는 방송국 모습을 꾸밈없이 그렸다. 이런 다양한 가능성과 노력에서 불구하고 아직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다. 경쟁작 ‘에덴의 동쪽’은 여전히 30%(AGB닐슨, 실시간 시청률-서울 기준)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타짜’ 역시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줄곧 7~8%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청자 반응은 뜨겁다. "기대한 보람이 있다" "새로운 전개 방식이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대사가 상투적이지 않아 좋았다" "배우들의 변신과 자연스러운 연기가 눈길을 끈다" "첫 회부터 너무 재미있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