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틀랜타, 김형태 특파원] 로저 클레멘스 따라하기인가. 한참 뜸을 들인 뒤 천문학적인 금액에 후반기 반시즌만 뛰는 이른바 '클레멘스식 알바 계약'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에이스 존 스몰츠(41)가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메이저리그가 발칵 뒤집혔다. 스몰츠의 에이전트인 키스 그룬월드는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전반기를 재활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은 뒤 후반기에만 뛰는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 시즌 반년 계약만 체결한 후 원하는 자금을 챙기는 클레멘스식 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몰츠는 이번 겨울 FA로 풀린다. 내년 시즌 선수 옵선 1200만 달러를 보유했지만 풀시즌을 치르지 못함에 따라 옵션은 자동적으로 해지됐다. 원하는 구단과 언제든지 계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으므로 클레멘스식 '비즈니스 모델'을 얼마든지 모방할 수 있다. 지난 6월 어깨 수술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지만 스몰츠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수다. 정상적인 몸상태만 되찾는다면 시즌 10승 이상에 3점대 중반의 준수한 방어율, 200개 가까운 탈삼진을 보장해준다. '클레멘스 모방하기'가 가능한 이유다. 에이전트의 이런 언급이 나오자 소속팀 애틀랜타는 난리가 났다. 프랭크 렌 단장이 곧바로 우려를 표시했고, 팬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스몰츠는 애틀랜타에서 은퇴할 것'이란 믿음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룬월드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다렸다가 성적 좋은 팀을 골라 가는 (클레멘스식 모델은) 나쁜 접근법이 아니다. 시즌 도중에는 부상자와 부진한 선수가 속출하기 마련이다"며 "내년 시즌 초반 스몰츠는 준비가 덜 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5월이나 6월 쯤이면 클레멘스와 같은 임팩트를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구단에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는 일단 스몰츠를 믿는다는 입장이다. "스몰츠가 원하는 한 언제든지 애틀랜타에서 공을 던질 수 있고, 이번 겨울 재계약 협상을 하기로 했다"는 게 렌의 말이다. 스몰츠 본인도 자신은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모르는 일이다. 주위에서 그런 뉴스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언론과의 접촉을 끊으려 한다. 재활 과정에 대한 소식은 따로 공개하겠지만 나의 코멘트를 직접 듣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별히 뉴스가 될 만한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애틀랜타에 남겠다는 기존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는 뉘앙스였다. 또 다른 에이전트 몰리 플레처도 "애틀랜타와의 관계를 소흘히 하지 않는다"면서 일단 구단 안심시키기에 주력했다. 스몰츠는 과연 '제2의 클레멘스'가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영원한 브레이브스맨'으로 구단과 팬들에 대한 의리를 지킬 것인가. 스몰츠가 이번 겨울 또 하나의 뉴스거리로 떠올랐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