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왜 공짜와 협찬에 매달리까
OSEN 기자
발행 2008.10.28 10: 29

[OSEN=손남원 연예산책]공짜를 너무 밝히면 대머리 된다는 속설이 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연예인 가운데 빠지는 머리카락 걱정 안할 사람은 드문 게 현실이다. 그만큼 공짜와 협찬에 목을 매고 이를 당연시 하는 게 연예계다. 왜 그럴까.
논란에 휩싸인 2008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의 국고 낭비 의혹도 결국은 공짜를 좋아하는 연예인 성향에서 비롯됐다. 베이징올림픽 때 특별히 한 일도 없는 연예인응원단이 2억원 넘는 국고 지원을 받았다는 보도에 화를 냈던 네티즌들은 참여 연예인 일부의 "출연료 받고 간 것도 아닌데 문제될 지 몰랐다"는 식의 해명에 더 분통을 터뜨렸다. 움직이면 곧 돈이라는 연예계 논리가 일반에 적나라하게 노출된 순간이었다.
많게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1회 출연료로 수 천만원, 적게는 수백만원씩을 챙기는 스타급 연예인들일수록 공짜와 협찬 제의에 더 솔깃하는 게 현실이다. 이들을 상대로 한 스타 마케팅을 노리는 기업과 업체들이 줄을 서는 때문이다.
얼마전 인기 MC 가운데 한명이 A씨는 결혼전 사진촬영부터 신혼여행까지 모두 협찬을 받아 진행했다. 자기 돈을 한 푼 들이기는 커녕, 웨딩업체와 사진 스튜디오 등으로부터 짭잘한 부수입을 챙겼고 이를 자랑스럽게 주변에 알렸다.
웨딩업체와 사진 스튜디오의 입장에서는 '인기 연예인의 결혼식을 주관했다'는 광고 효과가 큰데다 수많은 언론에 노출되는 잇점을 얻을 수 있어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오히려 톱스타의 각종 대소사를 어떻게든 챙기려는 경쟁이 치열하고 그 덕분에 스타 소속사들은 이들의 조건을 비교해 보다 많은 협찬을 제공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선 등의 명목을 건 콘서트나 각종 행사 참여도 마찬가지. 소신 있는 일부 연예인들이 개런티 없이 좋은 뜻의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것과 달리 상당수는 보수를 받아간다. 자선을 빌미로 수익 사업에 열을 내는 방송국 등도 문제지만 오직 돈에만 연연하는 몇몇 연예인의 행태는 곧잘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는 중이다.
그렇다면 돈 잘벌고 사회적 인지도 높은 스타 연예인들이 이처럼 공짜와 협찬에 쩔쩔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액의 전속료를 받고 매니지먼트사와 계약하는 그 순간부터 일분 일초가 돈으로 환산되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매니지먼트사 입장에서는 특급 연예인의 경우 수억원씩의 전속료를 지불하고 드라마 영화 출연료나 CF 촬영 등에서 10%안팎을 떼가서는 도무지 수지 타산을 맞추기 어렵다.
매니지먼트사들의 주식시장 우회 열기가 뜨겁던 시절, 스타 연예인과의 계약을 호재삼아 거액을 챙기는 회사들이 다수 등장했지만 속 빈 강정의 실체가 드러나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어쩔수없이 본전 생각에 어떤 일에건 소속사 연예인을 동원해 돈을 벌려고 애쓸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예인들도 이를 당연시하고 받아들인다. 스타 반열에 올라서자마자 각종 협찬고 공짜 제의가 쏟아지는 까닭에 수입은 높아지면서 자기 돈 쓸 일이 없는 부익부 현상을 만끽하게 된다. 실제로 로드 매니저나 코디네이터, 스타일리스트 등의 주된 업무 가운데 하나가 각종 협찬을 조율하고 이를 따오는 것이다.
"출연료도 안받고 (연예인응원단에) 참석했는데 억울하다"는 식의 변명이 나오는 배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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