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이라 할 만 하다".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둔 문학구장 SK 감독실에서는 극찬이 쏟아졌다. SK 김성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정확하게 볼 판정을 하고 있는 심판진들에 대해 "한국에서 야구하는 동안 서로 다른 심판이 이렇게 일관성을 갖춘 채 볼 판정하는 경우는 처음봤다"며 "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매년 포스트시즌이 되면 정규시즌에 비해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처럼 크게 부각된 적은 없었다. 경험 많은 베테랑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도 "확실히 많이 좁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에 대한 불만이 없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 자체가 좁아졌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스트라이크 존이 한결같다. 아무런 뒷말이 없지 않나. 대신 심판들은 경기 내내 집중해야 하는 탓에 엄청난 피로를 느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심판들의 집중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렇다면 양폭이 좁고 위 아래도 상대적으로 후하지 않다는 지금의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해질 경우 국제대회에서는 어떤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까. 김성근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때는 바깥쪽 낮은 코스가 스트라이크였다. 대표급 선수들인 만큼 제구력이 좋았기 때문에 포수 진갑용이 그걸 잘 이용했다"며 "그 만큼 국제 대회는 다르다. 또 WBC, 코나미컵 등과 다른 국제대회는 또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프로가 주축이 되는 WBC, 코나미컵과는 달리 아마추어가 중심을 잡고 있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은 또 다르다는 말이다. 이에 노석기 SK 전력분석팀 대리는 "스트라이크 존이 비교적 넉넉한 편인 아마추어 단체 주관 대회에서는 투수가 좀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의 좁아진 스트라이크 존에 익숙한 투수는 그만큼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피칭이 가능해진다. 쉽게 말해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면 스트라이크 존을 폭넓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강민호가 퇴장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까지 잘 이용해왔던 바깥쪽 공을 잡아주지 않자 고개를 갸우뚱거렸고 어필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타자들은 애를 먹을 가능성이 높다. 타격 존을 좁게 그려놓고 있다가 벗어나면 당황할 수 있다. 일단 생각했던 것보다 공이 1개차라도 더 바깥쪽 혹은 몸쪽으로 넓어진다면 유인구에 속을 확률도 높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정상급 선수들로 짜여지는 대표팀인 만큼 어떤 스트라이크 존에도 빠르게 대처할 것이다. letmeout@osen.co.kr
